[텐아시아=김유진 기자]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포스터/사진제공=스튜디오 드래곤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포스터/사진제공=스튜디오 드래곤
MBC가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간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 이어 월화드라마까지 장편으로 승부해왔던 MBC가 50부작의 대를 끊고 16부작 ‘캐리어를 끄는 여자'(이하 캐리녀)를 선보인 것. 변화를 시도한 만큼 MBC 월화극에 새 바람을 불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첫 방송된 새 수목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특유의 매력과 재치로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여성 사무장 차금주(최지우)가 한순간의 몰락 이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성장 스토리와 법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캐리녀’의 등장은 방송 전부터 뜨거웠다. 지난해 방송된 24부작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이후 ‘화정’·’화려한 유혹’·’몬스터’에 이르기까지, 3연속 50부작 월화드라마를 선보여온 MBC가 16부작 미니시리즈를 내놨기 때문.

그동안의 50부작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미 예고된 변화이긴 했다. 호흡이 긴 탓에 평균 10%대를 웃도는 고정 시청률은 확보됐지만 안방극장을 완전히 사로잡았다고 하기엔 강렬함이 부족했다. ‘화정’·’화려한 유혹’·’몬스터’는 각각 최고 시청률 11.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3.8%, 14.1%를 기록한 바 있다. 나쁘지 않은 시청률이나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는 없었다.

화제성 면에서도 부족함을 보였다. 장편드라마 특성상 늘어지는 전개로 인해 매회 하이라이트가 담긴 타사 미니시리즈와 경쟁하기란 역부족이었던 것. 또 SBS와 KBS가 대중의 입맛에 맞는 트렌디한 소재들로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를 속속 내놓은 반면 MBC는 50부작에 담길 만한 묵직한 내용들로 대중에 어필해야 했다.

그런 면에서 ‘캐리녀’로 시도한 변화는 반갑기만 하다. ‘캐리녀’는 1회에서 두 남녀 주인공 최지우와 주진모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와 더불어 이른바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전개를 선보이며 훨씬 젊어진 느낌의 작품 분위기를 형성했다. 특히 극 중 차금주의 화려한 생활과 순식간의 몰락이 숨가쁘게 그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몰입감까지 더해졌다.

이제 막 중반부에 접어든 동시간대 방송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사이로 새롭게 미니시리즈 경쟁에 뛰어든 ‘캐리녀’가 기대한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