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드라마 스페셜-빨간 선생님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드라마 스페셜-빨간 선생님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배우 이동휘가 단막극 한 편을 통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는 지상파 첫 주연작 ‘빨간 선생님’에서 변태 노총각 선생님 김태남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지난 25일 KBS2 ‘2016 KBS 드라마 스페셜-빨간 선생님(이하 빨간 선생님)’이 방송됐다. 단 한 회 분량의 단막극이었지만, 극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깊은 울림을 안겼다.

특히 이동휘는 시골 여학교의 수학 교사를 연기했다. 학교의 이미지만 생각하는 교감(조영진) 밑에서 비굴하게 그의 말에 복종하는 모습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도저히 ‘좋은 선생님’으로 보이지 않던 김태남(이동휘)은 야한 금서(일명 빨간책)에도 손을 댔다. 우연히 읽게 된 빨간책에 정신이 혼미해진 그는 2권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했다. 정부의 금서 단속이 강화된 탓이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여고생들이 우연히 빨간책을 보게 된 것. 결국 또래 친구들보다 성숙한 반장 장순덕(정소민)은 소설의 뒷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김태남 역시 이 사실을 알았지만, 장순덕이 쓴 소설에 빠져버린 김태남은 모든 사실을 묵인했다.

빨간책이 점차 풍성한 스토리를 더해갈수록, ‘빨간 선생님’ 역시 극적 재미가 높아졌다. 소설 속과 현실이 교차로 편집되며 몰입도를 높였고, 눈이 풀려가는 김태남의 표정 역시 압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장순덕과 김태남은 이 과정에서 친구가 되고 있었다. 장순덕의 안위를 걱정한 김태남이 몰래 장순덕에게 펜팔을 쓰게 되면서 둘은 서로의 비밀을 공유했다. 그러던 중, 정부의 금서 단속은 점차 심화됐고 결국 꼬리를 잡힌 장순덕은 퇴학과 더불어 끌려갈 위기에 놓였다.

김태남은 장순덕을 대신해 소설을 작성했다고 거짓 증언, 교편을 놓았다. 이와 함께 장순덕은 자신의 펜팔친구가 그토록 싫어하던 김태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미 둘은 헤어진 상황.

시간이 흘러 장순덕은 졸업을 했고, 김태남은 학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돌고 돌아 두 사람은 철길을 사이에 두고 우연히 만났다. 장순덕은 비로소 김태남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극 말미에 이르러 사제의 정을 느끼게 된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앞서 이동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신선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tvN ‘응답하라 1988’에서는 코믹한 캐릭터 이동룡을 연기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첫 지상파 주연작으로 나선 단막극 ‘빨간 선생님’에서 비굴한 모습부터 변태적 성향의 남자, 마음 따뜻한 스승의 모습까지 한 화면에 담아내는 폭 넓은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다시 한 번 그의 매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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