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10회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은 남몰래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불안에 휩싸인 왕(김승수)은 왕실의 힘을 위해 세자의 국혼을 서두르고, 이를 알게 된 라온은 상심에 빠진다. 김윤성(진영)은 영을 찾아가 라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밝힌다. 백운회의 수장인 상선 한상익(장광)은 라온이 그토록 찾던 홍경래의 딸임을 알게 되고, 라온을 찾아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리뷰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을 뒤흔들 수 있을까. 여자 홍라온의 존재는 영과 라온에게 더 이상의 장애물은 없는 것처럼, 그저 서로를 아끼는 남녀의 모습으로만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둘을 가로막을 것들을 굳이 일부러 찾아볼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저 몰래, 단둘이 행복한 시간들을 즐긴다. 영이 라온의 이름을 부르며 행복해하는 만큼, 라온 역시 그 앞에서는 복색이 무엇이든 그저 어여쁜 소녀였고, 둘의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졌다. 게다가 질투하는 세자라니. 숨기지도, 숨지도 않는 영의 마음을 그저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만 아는 줄 알았던, 부르는 모든 순간이 사랑스러웠던 그 이름은 이미 김병연(곽동연)에게, 병연의 조직 백운회에, 그리고 그 수장에게까지 알려지고 있었다.

세자의 국혼이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인어공주 동화 이야기도 라온과 영의 마음을 흔들고,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듯했지만, 그보다 더 큰 불안감을 시청자에게 안긴 것은 여기저기서 밝혀진 라온의 정체였다. 한상익이 홍경래의 딸을 찾는 것 같다는 것, 또 그가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어 보이는 것까지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가 바로 백운회의 수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더욱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영을 기다리는 라온의 앞에 상선이 나타나 그녀의 이름을 바로 부르는 순간, 시청자들의 불안과 혼란은 가중됐을 것이다.

라온과 마주한 상선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 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비슷한 예상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겁에 질린 라온의 얼굴, 뒤늦게 약속 장소에 온 영은 라온을 찾을 수 없었다 등으로 이어질 다음 장면을 말이다. 라온의 이름을 부르는 상선에게 그 이름을 어찌 알았냐는 말과 함께 나타난 영의 등장은 여러모로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은 지울 수 있게 했고, 이제껏 수없이 보아왔던 그저 그런 전개가 펼쳐지지 않은 것을. 세자가 라온과 상선 앞에 제때에 나타났대도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라온의 정체가 누구에게 밝혀지는 것이 가장 이로울지, 라온이 어떻게 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으니 상선의 존재가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하지만 일단은 라온이 어떻게든 인어 공주처럼 물거품처럼 사라지진 않았으니, 이번 회에도 엔딩을 책임지러 영이 멋있게 등장했으니 그 또한 다행이지 않은가.

수다포인트
-중전 마마(한수연), 그러시면 태교에 안 좋습니다
-안 들킬 거 알면서도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던 어부바(feat.깃털처럼 가볍구나)
-윤성이가 그냥 직진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영과 라온을 도와주고만 있잖아요. 짠내 폭발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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