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불어라 미풍아’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불어라 미풍아’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불어라 미풍아’ 서툰 풋사랑이 안방극장에 명지바람(보드랍고 화창한 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는 어린 장고(윤찬영)와 어린 승희(훗날의 미풍, 이영은)의 인연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마카오의 국제학교에서 만나게 됐다. 아버지 이경식(이대연)의 사업 실패로 마카오에 살고 있던 장고의 학교에 영철(신기준)-승희 남매가 전학을 온 것. 그러나 이들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북한 출신인 영철-승희 남매는 장고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적대감을 드러냈다. 영철은 장고의 친절에 “간섭하지 마라. 남조선 애한테 볼 일 없다”며 선을 그었다. 승희 역시 장고에게 “내가 왜 남조선 애한테 오빠라고 부르냐”고 말을 놓았다. 이후 장고는 부모님에게 북한 아이들이 전학을 왔다고 말하면서 “엮일 일 없고 엮일 생각도 없다”며 학을 뗐다.

본격적인 악연은 곧 시작됐다. 장고와 영철이 체육 시간에 시비가 붙어 싸우게 된 것.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른 대가로 퇴학을 당하게 된 두 사람은 ‘일주일간 봉사활동을 하며 친구가 되라’는 조건으로 위기를 면했다. 그러나 영철의 아버지 김대훈(한갑수)이 영철을 호되게 혼내자 이를 지켜보던 승희는 오빠 대신 장고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승희는 이후 장고의 뒤를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일부러 물을 뿌리고 “거기 있는 줄 몰랐다”고 하는가 하면, “도토리 문(바지 지퍼)이 열렸다”고 거짓말하며 장고를 놀리고 또 장고의 머리에 딱딱한 사탕을 던지기까지 했다. 거듭되는 장난에 장고가 승희에게 “쥐방울만한 게”라고 발끈하자 승희는 “이렇게 큰 쥐방울이 어디 있냐. 내가 쥐방울이면 너는 짝태다. 비쩍 말라 못생긴 명태”라고 귀엽게 반박했다.

참다못한 장고는 승희가 던진 것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척했다. 당황한 승희가 장고를 흔들어 깨우며 “잘못했다. 죽으면 안 된다”고 울자, 장고는 “진짜 잘못했냐”고 되물으며 깨어났다. 승희는 “왜 죽은 척을 한 거냐”며 더욱 서럽게 울어 여린 마음을 드러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장고와 승희, 그리고 영철은 화해에 성공했다. 세 사람은 수영장 등을 같이 다니며 우정을 쌓았다. 승희는 특히 수영장에서 탄탄한 근육을 뽐내는 장고에 반해 짝사랑을 시작했다. 승희는 방에서 장고의 환영을 볼 정도로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후 승희는 “장고 오빠는 오늘부터 내가 접수한다”고 다짐하며 그의 하교길 미행에 나서기까지 했다. 승희가 또 자신을 괴롭히러 왔다고 생각한 장고는 “아직도 나한테 할 게 더 남았냐”며 “왜 졸졸 몰래 따라오냐”고 물었다. 승희는 “마카오 온지 꽤 됐는데 시내 구경을 못해 구경하고 있었다”면서 “이렇게 만났는데 오빠가 마카오 구경을 시켜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심쩍어 하던 장고는 시내에 가는 버스가 오자 “뛰어야 한다”며 승희의 손목을 잡았다. 승희는 “이 동무, 박력이 넘친다”면서 장고의 행동에 설렘을 느꼈다.

1회에서 그려진 어린 장고와 승희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는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승희 역을 맡은 이영은의 능숙한 북한 사투리와 다양한 표정 연기가 승희의 ‘츤데레’ 매력을 배가시켰고 장고 역을 맡은 윤찬영 역시 훈훈한 비주얼과 때로는 어른스럽고 때로는 능청스러운 말투로 성인 배우의 출연 전부터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했다.

28일 방송되는 ‘불어라 미풍아’ 2회에서는 각각 장고와 승희 역을 맡은 성인 배우 손호준과 임지연이 등장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남남북녀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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