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BC ‘W’ 포스터 / 사진제공=MBC
MBC ‘W’ 포스터 / 사진제공=MBC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가 해냈다. 지난 3일 방송된 ‘W’ 4회 방송분이 13.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 ‘본 적 없는’ 스토리·‘맥락 없는’ 로맨스·‘구멍 없는’ 연기력이 만난 ‘W’가 마침내 안방극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데 성공했다.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 ‘본 적 없는’ 스토리
‘W’는 웹툰 주인공 강철(이종석)이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의 컨트롤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갖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오성무의 딸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한 계기로 ‘웹툰W’에 들어가 강철의 목숨을 구하면서 로맨스가 더해졌는데, 강철은 뜬금없이 나타난 오연주의 존재로 인해 자신이 사는 세계 외의 차원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본 적 없는 ‘W’는 ‘믿고 보는 작가’ 송재정이 만들어낸 세게다. 송재정은 tvN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등의 작품을 통해 타임슬립(시간 이동)물의 대가로 떠오른 작가. ‘W’ 역시 송재정의 명성에 걸맞게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시청자로 하여금 하루도 본방송을 놓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다소 난해한 스토리의 이해력을 높이는 제작진의 배려 한 몫을 더한다. MBC ‘그녀는 예뻤다’ 등으로 트렌디한 연출력을 뽐낸 정대윤 PD는 극 중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나타내는 화면 색감의 차이를 두는가 하면, 일러스트와 실사를 오가는 효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MBC측에 따르면 ‘W’는 본방송을 놓친 시청자들이 다음 회차 방송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네이버TV캐스트 등 온라인 채널에서 ‘W 완전정복-복습의 세계’라는 타이틀의 기획 방송을 공개하고 재방송을 자주 편성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맥락 없는’ 로맨스
신데렐라 여주인공이 다짜고짜 재벌2세 남주인공의 뺨을 때리고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는 이제 뻔하디 뻔한 클리셰가 됐다. 그러나 ‘W’에서는 다르다. 오연주가 강철의 뺨을 때리고 입을 맞추는, 맥락 없는 사건들은 사실 그 자체가 개연성이다. 모두 만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연주는 이미 ‘웹툰W’를 통해 강철의 지난 삶을 모두 봐 온 그의 열성 팬. 강철은 자신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오연주에 호기심을 느낌과 동시에, 때때로 “대표님이 주인공이니까”, “키스를 해야 사라져요” 등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오연주의 엉뚱한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맥락 없는 로맨스는 이종석과 한효주의 케미스트리로 완성됐다.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종석과 사랑스럽고 발랄한 매력의 한효주의 만남은 상상 이상의 어울림을 자랑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스킨쉽이 많아서 무뎌졌다”는 이종석의 말대로 두 사람은 방송 5회 만에 세 번의 키스신을 보이는 것은 물론, 이른바 ‘공주님 안기’ 등 여심을 사로잡는 스킨십으로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MBC ‘W’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구멍 없는’ 연기력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은 특히 지난 3일 방송된 5회에서 빛을 발했다. 이날 자신이 살던 웹툰 세계에서 현실로 나온 강철은 서점에서 자신의 삶을 그린 ‘웹툰W’ 전권을 읽고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꼈다. 자신이 만화 주인공이라던 오연주의 말이 사실임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 이에 강철은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자신마저 죽이려 한 작가 오성무를 찾아갔다.
오성무는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원래 계획했던 엔딩을 그리라는 강철의 협박에 “너는 총을 쏠 수 없다. 그러지 못하게 설정 됐기 때문이다”며 “너는 내가 만든 설정값”이라고 비웃었다. 이때 각각 오성무와 강철을 연기하는 김의성과 이종석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명실상부 막강한 연기내공을 자랑하는 김의성은 자유의지를 갖게 된 만화 주인공 때문에 점점 히스테릭해졌던 시간들을 고백하며 절규했다. 이종석 역시 속사포 같은 대사에도 똑부러진 발음과 안정된 발성으로 김의성에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뽐냈다. 성공을 위해 주인공을 몰아붙였던 작가 김의성과 그를 원망하는 주인공 이종석의 만남은 5회의 절정이었다.
뿐만 아니라 만화 속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현실 세계의 여자 오연주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한효주는 물론, 극에 감초 역할을 도맡고 있는 이시언, 허정도, 강기영, 극 중 강철의 조력자로 활약 중인 이태환, 정유진, 또 강철의 몰락을 바라는 악역 박원상까지 빈틈없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진이 ‘W’의 또 다른 자랑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