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MC 김구라, 최기환 / 사진제공=SBS
MC 김구라, 최기환 / 사진제공=SBS
블랙박스 속 참혹한 도로 위 풍경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SBS 새 파일럿 프로그램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제보자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며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체를 알아보는 두 MC 김구라와 최기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맨 인 블랙박스’는 단순 블랙박스 영상을 모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각각의 사고 원인을 주제로 잡아 영상을 모아 보여주며, 자동차에 관한 정보와 운전자의 행동에 대한 처벌 수위 등 다양한 상식을 전달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가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된 사연과 주행 중 타이어 불량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 경사로 사이드 브레이크 부주의로 인한 사고 등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대형사고 현장을 조명해 안전불감증에 놓인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을 일깨워줬다.

‘스키드 마크’ 코너도 유익했다. 지난 18년간 끊임없이 브레이크 사고가 발생한 부산의 한 도로를 조명한 결과, 높은 경사도 때문에 주행 중 계속해서 브레이크를 끊어 밟는 운전자들의 잘못된 습관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파일럿 방송 ‘맨 인 블랙박스’ / 사진=SBS 캡처
파일럿 방송 ‘맨 인 블랙박스’ / 사진=SBS 캡처
스키드 마크 분석가 박병일은 “브레이크를 계속 밟아 가열시키면 브레?크 오일이 끓어 기포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순간적으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베이퍼 로크’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브레이크 오일을 2년마다 교체하라며 안전 운행을 거듭 강조했다.

방송 마지막을 장식한 ‘U턴 법정’ 코너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바로 보복운전으로 인해 법적공방 중인 두 운전자가 출연해 마주한 것. 프로그램의 의도대로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원만히 합의를 봤으면 좋았겠지만, 보복운전을 당한 피해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내비치며 “절대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맨 인 블랙박스’는 촬영이 끝난 뒤 피해자를 설득하고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려는 김구라와 최기환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맨 인 블랙박스’는 웃음을 유발하는 황당 사고부터 미스터리한 사고까지 다루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60분을 선사했다. 영상 속 모든 사고가 매일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일이라는 사실이 경각심도 갖게 했다. 또 블랙박스 영상 모음을 보여줬던 기존 방송과 달리, 각종 사고 원인에 다각도로 접근해 정보를 주고 안전운전을 상기시키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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