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원티드’ 스틸컷 / 사진제공=SBS
‘원티드’ 스틸컷 / 사진제공=SBS
‘원티드’는 왜 종영을 4회 앞두고 범인을 공개했을까.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는 지난달 28일 방송분에서 UCN 드라마국 국장 이문식(최준구 역)이 범인임을 공개했다. 종영까지 2주를 앞둔 작품이기에 이같은 전개는 파격적으로 다가왔고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범인이 공개된 후에도 ‘원티드’는 앞서 탄탄히 전개해온 스토리를 통해 여전히 호기심을 남기며 긴장감을 줬다. ‘원티드’의 공동 제작사 재미난프로젝트의 정아름 대표는 ‘원티드’의 촘촘한 스토리와 그 속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범인
왜 ‘원티드’는 진범에 대한 궁금증을 끝까지 이어가지 않았을까. 정 대표는 “사실 ‘원티드’는 처음 기획 단계부터 범인이 누구이며, 어떻게 잡느냐에 포커스를 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최준구 같은 범죄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회 현상과 공범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 피해자들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런 배후의 인물들에 대한 내용이다. 즉 최준구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를 주목하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원래는 더 일찍 진범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박용순 PD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금 뒤로 미뤄진 게 종영 4회 전이었다는 것. 그는 “적당한 타이밍에 밝혀진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 “최준구를 잡아서 처단하고, 범행 동기를 밝히고 이런 얘기보다는 왜 최준구가 그런 일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거대한 배후가 드러날 것”이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이라이트가 공개될 예정이다”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SBS ‘원티드’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SBS ‘원티드’
#시청률
‘원티드’는 고정 시청자들 사이에서 ‘웰메이드 장르물’로 정평이 나있지만 시청률은 평균 6%대를 웃돌 뿐이다. 아쉬운 기록이긴 하나, 주목할 점은 변동폭이 작다는 점이다. 경쟁작 ‘함부로 애틋하게’가 ‘W’ 첫방 이후 두 자리수 시청률에서 한 자리수를 기록한 것에 비해 ‘원티드’는 겨우 7%대에서 6%대로 소폭 하락했을 뿐이다. 정 대표는 “경쟁작들이 워낙 세기도 했고, (원티드) 소재 자체가 어려워서 지상파에선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다. 크게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쉽기는 하다. 조금 더 시청률이 높았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더 떨어지지 않는 게 어디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며 웃었다. ‘원티드’는 8년전 시작된 사건으로 범행이 발생되고 그 이야기가 끝까지 전개되는 방식이라 유입 시청률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정 대표는 “중간 유입을 시켜보려고 프로파일러 김선영(오미옥 역)을 통해 사건을 한 번 되짚어주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8년전 사건이 원인이다보니 얽혀있는 인물도 워낙 많아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어떤 부분은 시도했는데 잘 안된 부분도 있고, 아예 설명을 포기한 부분도 있다”고 밝혀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우 김아중(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지현우, 엄태웅, 이문식 / 사진제공=SBS
배우 김아중(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지현우, 엄태웅, 이문식 / 사진제공=SBS
#메시지
‘원티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대중은 ‘원티드’를 두고 가장 자극적이고 잔인한 미디어의 세태를 고발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그것 만으론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디어의 문제 때문에 이런 범인이 생겨났다는 얘기가 꼭 주제는 아니다. 방송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치닫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것 역시 말하고자 했던 바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원티드’ 노래를 부른다거나, 모방범이 등장하는 등의 현상 역시 계속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미디어의 나쁜 점을 강조했다면 이후에는 좋은 점과 함께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는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악한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이익을 취했다거나 미디어가 범행의 원인이 됐다거나 하는 등의 내용이 밝혀지는 결말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방송의 나쁜 점만이 아닌, 이후에 그려질 방송의 순기능과 함께 그런 양면성에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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