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SBS가 4개의 파일럿 예능 중 3개를 선보였다. 마지막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을 남겨둔 가운데 정규 편성의 승기는 누가 잡게 될지, 각 프로그램의 재미 포인트와 성적표를 중간 점검했다.

◆ ‘다시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

연출 곽승영
시청률 7.3%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이하 동일)

파일럿 예능 ‘미운우리새끼’ / 사진제공=SBS
파일럿 예능 ‘미운우리새끼’ / 사진제공=SBS
지난 20일 SBS는 ‘신의 목소리’ 대신 파일럿 예능 ‘다시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를 선보였다. ‘미우새’에는 김건모·김제동·허지웅 등 연예계 대표 싱글남들이 등장해 리얼한 일상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인공은 세 사람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들은 아들들의 생활을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며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을 덧붙여 재미와 공감을 더했다.

억지 웃음과 연출을 뺀 어머니들의 현실적인 입담과 리액션은 대중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미우새’는 전국 기준 7.3%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강한 경쟁작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스타가 아닌 어머니에 초점을 맞춘 신선한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높은 시청률 만큼이나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세 아들의 미처 몰랐던 일상 모습에 눈물 짓고 웃기도 하며 잔소리를 보태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깊은 공감과 진정성을 자아낸 것. 여기에 정규 편성이 될 경우 보여줄 소재도 무궁무진하다.

곽승영 PD는 “스타가 아닌 어머니들에게 초점을 맞추니 보여줄 게 정말 많더라. 파일럿에서는 ‘장가 보내기’가 주제였다. 세 어머니들의 공통적인 버킷리스트 1순위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머니들의 버킷리스트나 아들에 대해 알고 싶은 점들을 주제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인생게임-상속자’

연출 최삼호, 김규형
시청률 1부 3.3% / 2부 4.2%

‘상속자’의 우승자 / 사진=SBS ‘상속자’ 캡처
‘상속자’의 우승자 / 사진=SBS ‘상속자’ 캡처
‘인생게임-상속자'(이하 상속자)는 17일 방송됐다. ‘상속자’는 가상의 공간에서 일반인 출연자들이 각자에 주어진 계급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고 그에 상응하는 가상의 화폐를 벌어 우승자를 가리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1부에 이어 24일 방송된 2부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가려졌다.

‘상속자’는 수저계급론을 바탕으로 계급이 정해진 가상의 사회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다 온 출연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떻게 욕망을 드러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이들의 생각과 선택에 공감하고 분노하며 몰입했다. 우승만을 위해 노력했던 출연자가 아닌 의외의 인물이 우승하는 결과가 그려지며 중요한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대체로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연자들이 상속자가 되기 위해 멤버들을 회유하고 배신하는 등의 반전들이 연속해서 그려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는 것. 하지만 정규 편성이 돼 반복적으로 보여주기에는 소재의 한계가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급하게 마무리되는 듯한 느낌을 준 2부의 엉성한 편집 문제도 대두됐다.



◆ ‘셀프디스코믹클럽-디스코’

연출 박경덕
시청률 3%

파일럿 예능 ‘셀프디스코믹클럽-디스코’ / 사진제공=SBS
파일럿 예능 ‘셀프디스코믹클럽-디스코’ / 사진제공=SBS
25일 방송된 ‘셀프디스코믹클럽-디스코'(이하 디스코)는 ‘동상이몽’이 떠난 자리를 채웠다. ‘디스코’는 출연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연관검색어 중 각자 지우고 싶은 키워드를 선택, 그것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방식의 토크쇼다. 토크쇼가 끝난 뒤에는 실제로 해당 키워드에 대한 접근 차단 요청이 이뤄졌다.

그간 SBS가 선보여온 토크쇼와는 다른 신선한 방식이었으나, 시청자들의 시선은 마냥 곱지 않았다. 방송이 끝난 후의 화제성과 달리 시청률은 ‘동상이몽’보다도 낮은 3%를 기록했다. 더불어 최자와 그의 연인 설리에게만 관심이 집중되고 의도와 다른 선정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방향을 잃은 듯 보였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규 편성이 되고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되려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주제가 아닌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다 건전하고 공익성을 띄는 주제의 토크쇼로 보완돼야 할 것”이라며 “게스트 선정 역시 단순히 논란 거리가 있는 이들 위주가 아닌, 신선한 인물들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토크를 선보인다면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시청률 면에서도, 대중의 반응 면에서도 ‘미운우리새끼’에 대한 평가가 가장 호의적이다. 하지만 정규 편성 여부가 꼭 시청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충분한 소재와 기획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 신선함과 화제성으로 따지면 모든 프로그램에 충분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파일럿 예능의 대거 출격은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마지막 남은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 역시 지켜볼 만하다. ‘신의 직장’은 회사직원들로 변신한 연예인들이 ‘무엇이든 팔아주겠다’라는 모토로 실제 의뢰인의 물건을 팔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의뢰받은 물건의 대부분은 대중에게 외면 받거나 망한 사연 많은 물건들로, 완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신현준 이수근 존박 방탄소년단 등이 출연하며 오는 8월 1일 밤 11시 방송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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