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가 싱크로율 101%의 캐릭터를 만나 극을 완성도 있게 이끌었을 때, 우리는 그에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말한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이종석)·SBS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KBS2 ‘추노’의 대길(장혁)·MBC ‘왔다! 장보리’ 연민정(이유리)·tvN ‘로맨스가 필요해2’의 주열매(정유미), MBC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한예슬) 등처럼 말이다.

배우들이 인생 캐릭터를 만나면, 시청자들은 극에 몰입을 하고 재미를 얻는다. 뿐만 아니라 극이 끝나도 캐릭터가 준 여운은 소소한 추억이 된다. 최근 1년 동안의 극에서 ‘新 인생 캐릭터’를 찾은 이유다. [편집자주]
◆ ‘아이가 다섯성훈

KBS2 ‘아이가 다섯’ 성훈 / 사진=KBS2 ‘아이가 다섯’
KBS2 ‘아이가 다섯’ 성훈 / 사진=KBS2 ‘아이가 다섯’
주말 가족극을 로맨틱 코미디물로 만드는 인물이 있다. KBS2 ‘아이가 다섯’의 김상민을 연기 중인 성훈. 그는 왕자병 스타일의 프로 골퍼로 첫 등장, 현재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앞뒤 따지지 않고 달려드는 직진남의 면모까지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앞서 성훈은 2011년 SBS ‘신기생뎐’으로 데뷔한 이후, 크고 작은 역할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췄다. 하지만 그를 현재의 ‘대세’로 만든 것은 단연 ‘아이가 다섯’의 김상민. 그는 짙은 이목구비와 듬직한 체형으로 ‘운동선수+왕자병’ 캐릭터를 제 옷인 양 소화하고 있다.

◆ ‘태양의 후예송중기

KBS2 ‘태양의 후예’ 송중기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KBS2 ‘태양의 후예’ 송중기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군 제대 후 특전사 역할을 맡아 더욱 빛을 발했던 것일까?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는 특유의 순진한 눈빛에 능청스러운 성격, 다부진 몸매를 더해 최고의 특공대장 유시진을 만들었다. 앞서 새하얀 피부를 유지하던 송중기는 살짝 그을린 듯한 피부로 남성미를 배가했다. 이렇게 완성된 유시진은 군인이라는 설정답게 ‘다나까’ 말투와 권유형 직설화법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극은 국내에서 시청률 38.8%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국가적 인기를 얻어 이례적으로 ‘송중기 금지령’이 내려졌을 정도. 유시진은 송중기를 ‘한류 4대 천왕’으로 만들었다.

◆ ‘시그널이제훈

tvN ‘시그널’ 이제훈 / 사진=tvN ‘시그널’
tvN ‘시그널’ 이제훈 / 사진=tvN ‘시그널’
약 10년 차 배우지만, 이제훈은 순박한 첫사랑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그가 tvN ‘시그널’에서 이제훈은 장기 미제 전담팀 프로파일러 ‘박해영 경위’가 됐다. 그는 극중 이재한(조진웅) 형사와 각각 현재와 과거에서 무전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며 강인한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이제훈의 매력 포인트는 눈빛이다. 해맑게 웃을 때는 소년미를 발산하고, 강렬하게 노려볼 때는 긴장감마저 자아낸다. 이제훈의 눈빛은 ‘시그널’에서도 빛났는데, 가끔 순박한 미소를 보이다가도 극중 날렵하고 격한 스타일의 박해영을 완성했다.

◆ ‘그녀는 예뻤다최시원

MBC ‘그녀는 예뻤다’ 최시원 /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MBC ‘그녀는 예뻤다’ 최시원 /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넉살 연기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최시원은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마성의 ‘똘기자’ 김신혁을 연기하며 잘생긴 외모를 내려놓고 가차 없이 망가졌다. 덕분에 드라마 방영 당시 팬들은 “최시원을 닮은 배우인가?”라고 착각했을 정도. 그는 기존 이미지를 상상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능청스럽고 오버스럽고, 찌질 하기까지 한 캐릭터를 마치 본인의 실제 모습처럼 소화했다. 특히 극중 김혜진(황정음)이 던진 단무지를 혀에 붙이는 개인기는 세간의 화제를 낳았다. 최시원은 ‘망가짐’과 함께 ‘가능성’도 얻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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