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벨르 에포크에 입주한 유은재(박혜수) / 사진=JTBC ‘청춘시대’ 캡처
벨르 에포크에 입주한 유은재(박혜수) / 사진=JTBC ‘청춘시대’ 캡처
‘청춘시대’가 아름답고 유쾌한 분위기 속 묘한 긴장감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청춘시대’는 연남동 셰어하우스 벨르 에포크에 처음 발을 들인 유은재(박혜수)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극 초반 그려진 유은재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속에 꾹꾹 눌러 담는 왕소심이었다. 윤진명(한예리)의 잔소리가 담긴 포스트잇이 거슬려도, 정예은(한승연)과 강이나(류화영)의 막무가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표현하지 못했다.

그런 유은재에게도 분노의 감정은 존재했다. 사실 그는 자신을 함부로 대했던 이들에 대한 안 좋은 감정들을 속으로 쌓아두고 있었다. 시한폭탄 같던 그 감정들은 정예은으로 인해 폭발했다. 자신의 가방을 맡기며 도서관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던 정예은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바람을 맞힌 것.

유은재는 도서관 금지 조항을 어기고 자리를 맡아주는 바람에 여러 사람들에게 쓴소리를 들어야했고 눈치를 보느라 긴장감에 구토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 집에 돌아와서는 자신에 대해 만만하게 얘기하는 정예은의 말까지 들었고, 그만 이성을 잃었다. 유은재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우습냐”고 소리치더니 정예은의 가방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바탕 묵은 감정을 쏟아낸 그는 그날 밤 몸살을 앓았고, 밉기만 했던 하우스 메이트들의 도움으로 기력을 되찾아 순식간에 민망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하우스 메이트들은 유은재의 생각보다 훨씬 유쾌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아침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죽을 데워주는 다정함으로 유은재를 당황케 했다. 차갑게만 보였던 윤진명 역시 “마음에 안드는 게 있으면 바로 말해라. 쌓아두지 말고.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사는데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훈훈하게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유은재가 벨르 에포크를 떠난 무용학과 학생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극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유은재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렸고, 이전에 살던 학생은 유은재를 피해 다녔다. 하우스 메이트들 역시 무용학과 학생 얘기만 꺼내면 서로의 눈치를 보고 피하기 바빴다. 특히 봉사활동에서 돌아온 송지원(박은빈)이 발레슈즈가 놓인 신발장을 바라보며 귀신이 보인다고 말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무용학과 학생에 대한 궁금증이 점차 깊어질 때쯤,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말하는 유은재의 내레이션이 나오면서 극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과연 유은재에게는 어떤 과거가 있는 것인지, 또 무용학과 학생은 왜 벨르 에포크를 떠난 것인지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몰입감을 높이며 앞으로의 전개에 흥미를 더했다.

‘청춘시대’는 따뜻한 영상미와 잔잔한 노래들로 벨르 에포크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또 각기 다른 성격과 행동을 서로 맞춰가며 사는 모습들이 공감과 재미를 자아내면서 ‘청춘시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완성시켜주는 듯 했다. 여기에 상반되는 분위기의 미스터리들과 유은재의 무서운 고백 등은 왠지 모를 섬뜩함을 안겼고, 이를 통해 더욱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주며 어느새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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