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미녀 공심이’ 스틸컷 / 사진=SBS 제공
‘미녀 공심이’ 스틸컷 / 사진=SBS 제공
환상의 호흡이었다.

SBS ‘미녀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가 17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1년 뒤 재회한 남궁민과 민아는 결혼을 약속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안단태(남궁민)는 아버지의 수술과 경영 공부로 미국으로 떠났다. 그 사이 공심(민아)은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미녀로 거듭났다. 안단태와 공심은 두 사람을 묶어 주었던 공심의 옥탑방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안단태는 “결혼하자 공심아”라며 달달함을 한 가득 머금었다.

남궁민과 민아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다가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두 사람을 ‘남궁민아’라고 부르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무엇보다 ‘미녀공심이’로 SBS는 오랜 시간 이어졌던 주말극 부진을 털어낼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조기 종영한 ‘끝없는 사랑’을 시작으로 ‘미녀의 탄생’ ‘내 마음 반짝반짝’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너를 사랑한 시간’ ‘애인있어요’ ‘미세스캅2’ 등 SBS 주말극은 MBC 등에 밀리며 시청률 10%를 제대로 넘지 못했다. 지난 5월 14일 8.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미녀 공심이’는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기록인 15.1%로 막을 내렸다. 이병훈 PD의 대작 MBC ‘옥중화’에게도 뒤지지 않는 모양새였다. SBS는 ‘미녀 공심이’로 모처럼만의 활력을 즐겼다.

‘미녀공심이’는 못난 여주인공과 알고 보니 재발3세 금수저라는 남주인공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였다. 그러나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밝은 기운으로 주말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통해 악역 전문 배우로 거듭났던 남궁민은 단 1회 만에 자신에게 쓰인 악역 타이틀을 벗겨냈다. 그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는 안단태를 능청스럽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민아 역시 똑단발과 옅은 화장으로 ‘못난이’ 공심에 완벽 빙의됐다. 여기에 주말극 클리셰인 출생의 비밀을 안단태가 어린 시절 유괴범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그려내며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한 두 사람이 펼치는 ‘꽁냥꽁냥’한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남들은 다 못났다고 하지만 그런 공심을 늘 사랑스럽게 쳐다보던 안단태와 안단태를 향한 마음을 깨닫고 나서 그에게 직진했던 공심의 모습은 설렘을 유발했다.

안단태는 공심을 향해 “내 눈에 제일 예쁜 건 공심씨”라는 예상치 못한 고백으로 여심을 사로잡았고, 본격적인 연애에 들어가자 “우왕”이라는 귀여운 말투부터 윙크 등 온갖 잔망스러운 애교를 늘어놓았다. 공심 역시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야”라고 단정 짓던 안단태에게 푹 빠진 뒤 먼저 용기를 내 입맞춤을 하고 “나 안단태씨한테 직진이라구요”라는 돌직구 고백을 하기도 했다. ‘밀당’없는 공심의 고백은 많은 이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궁민과 민아는 예상 밖의 호흡으로 드라마를 성공리에 이끌었고, 차기작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여놓았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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