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굿와이프’ 포스터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원작과의 비교는 리메이크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점도 있고, 같은 점도 있다.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다.”

tvN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가 지난 8일 첫 선을 보였다. 전도연의 11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과 국내 최초 미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관심을 산 ‘굿와이프’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원작과 비슷한 듯 또 다른 듯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전도연은 원작 속 여주인공인 줄리아나 마굴리스와는 차별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며 역시 ‘칸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굿와이프’는 미국 CBS에서 시즌7까지 방송된 동명의 미드를 원작으로 한다.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고, 결혼 이후 일을 그만뒀던 아내 김혜경(전도연)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서중원(윤계상)의 로펌 소속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지난 2009년 첫 방송된 시즌1부터 지난 5월 막을 내린 시즌7까지, 원작은 웰메이드 작품으로 미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고정 팬을 가지고 있다. 시즌1은 방송과 동시에 전미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매 시즌 짜임새 있는 탄탄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누렸다. 법정드라마의 장르적 요소는 주인공간의 미묘한 멜로와 여주인공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겪는 심리적 변화에 감정에 집중했다. 주연 배우인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굿와이프’로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등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굿와이프’는 1~2회 오리지널리티에 초점을 맞추며 원작의 재미를 최대한 살렸다. 성추문에 휘말린 남편과 변호사로 복귀하게된 여주인공 그리고 첫 번째 사건까지, 원작과 닮아 있었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설정이 확연히 달랐다. 전업주부로 살다가 남편의 불미스러운 스캔들로 인해 다시 일을 하게 된 김혜경과 알리샤 플로릭은 상황은 같지만 두 사람의 표현 방식은 사뭇 달랐다.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앞서 이정효 PD는 “큰 틀은 가져왔으나 그 속에 캐릭터는 조금씩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면서 “원작은 도대체 저 여주인공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관점이라면 리메이크에서는 ‘이 여자는 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게끔 기획했다”고 말했다. 2회 방송에서 김혜경은 유흥주점 종업원으로 일했던 의뢰인(엄현경)과 남편 이태준이 부적절한 엮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돈과 두려움에 가득한 감정을 표현했다. 자신을 배신한 남편에게 “당신 나한테 개자식이야”라는 분노도 서슴없었다. 비교적 긴 시즌을 통해 알리샤의 모습을 다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원작과는 다르게 16부작으로 편성된 만큼 김혜경의 캐릭터 구축보다 명확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1회와 2회 모두 명확한 기승전결로 하나의 사건을 완벽하게 끝맺음하는 빠른 속도감이 돋보였다.

전도연의 연기력은 단연 돋보였다. 회당 90%에 육박하는 분량을 소화해낸 전도연은 주부로 살다가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게 된 설렘과 어리숙한 모습부터 소신을 드러내고 단단해져가는 내면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이 김혜경 역에 완벽히 몰두할 수 있게 해줬다. 전도연의 ‘원맨쇼’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2회 동안 그는 맹활약을 펼쳤다.

제작진은 첫 주 방송 이후 국내 정서에 맞는 각색이 더해질 것이라고 예고하며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다.

‘굿와이프’ 측 관계자는 “1~2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순항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원작의 에피소드를 그대로 가져다 쓴 부분도 있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각색된 에피소드도 곧 펼쳐질 것이다. 결말 역시 원작을 그대로 따를지, 아니면 새로운 결말이 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끝까지 흥미롭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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