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디어마이프렌즈’ 캡처
사진=tvN ‘디어마이프렌즈’ 캡처
사진=tvN ‘디어마이프렌즈’ 캡처
tvN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 15회 2016년 7월 1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박완(고현정)은 서연하(조인성) 생각은 잠시 접고 장난희(고두심)의 곁을 지키기로 하고, 유민호(이광수)는 잠시도 조희자(김혜자)를 혼자 두려고 하지 않는다. 치매 판정을 받은 희자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지만 이젠 혼자서 잘 할 수 있지 않다는 것에 서럽게 운다. 엄마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고 이별 아닌 이별을 고했던 완. 난희의 수술이 끝나 수술실로 달려가던 완의 앞에 연하가 나타난다.

리뷰
엄마들의 병은 완, 민호를 ‘엄마 바라기’로 만들었다. 엄마와의 여행에서는 물론, 수술 전날 병실에서도 엄마와 단 둘이 ‘얼굴 보기’를 하자는 완, 한 시도 엄마를 가만히 둘 수 없어 아내 하늘(고보결)이 출산하러 들어간다는 소식에도 발을 동동 구르는 민호. 이번 회의 제목 ‘우리가 언제 당신을 이렇게 오래 바라봐 준 적 있었나?’는 언제나 부모가 그 자리에 있어줄 거라 생각한 많은 이들에게 던지는 말 같았다.

그렇게 자식들이 본인의 몫을 해보려고 하는 사이, 난희와 희자의 친구들은 그들의 병에 몹시도 힘들어했다. 함께 늙어가는 것만으로, 살아있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존재였기에, 더 늙기 전에 함께 모여 살기를 바라던 친구들이었기에. 혹은 멀게만 느껴졌던 병, 죽음이라는 것들이 훌쩍 가까이 와있는 나이를 살고 있기에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을 것.

난희에게 전화를 걸고도 아무 말을 못하는 문정아(나문희)와 오충남(윤여정). 오쌍분(김영옥)의 집에서 지내다 온 이영원(박원숙)이 누워서 흘리는 눈물. 친구들의 애틋한 마음은 눈빛에서, 표정에서, 애써 담담한 말투에서 오롯이 느껴진다. 난희가 암이라고 말하자 이내 바뀌는 희자의 얼굴은 또 어떠한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던 희자, 서로의 병으로 자신의 위로로 삼자는 난희의 말은 마음을 더 저릿하게 한다.

난희와 희자에게 서로가 있어서,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난희와 희자가 살을 섞고 산 자신보다도 귀하냐는 김석균(신구)의 말에 충남이 말한다. 우리는 마음을 섞고 살아왔다고. 디마프가 묻는다. 그런 친구들을 가졌냐고. 삶의 고비마다, 아픈 순간마다 진심으로 생각하고, 깊이 아껴주는 친구를 내 삶의 끝에 얼마나 남길 수 있겠느냐고.

삶은 막장이라는 말도, 우리 모두 시한부라는 말도 덤덤하게 때론 유쾌하게 표현한 디마프가 이제 마지막 회만 남겨두고 있다. 난희와 희자의 병이 씻은 듯이 낫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평을 듣는 이 드라마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사람은 늙고, 죽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는 것만이 해피엔딩은 아닐 터. 품격 있는 대본과 그에 걸맞은 연기로 우리를 감동시킨 디마프였기에 아쉽지만 특별할 엔딩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한다.

수다포인트
-‘입을 닫자’ 그걸 또 냉장고에 받아쓰는 석균 아저씨! 진작 그랬으면 정말 좋은 남편이 됐을까요?
-그래도 한 마디만 해주지 연하한테! 덩그러니 남은 연하.(제가 거두어 가겠습니다)
-오늘의 오열 포인트: 혼자서 할 수 있었다, 이제는 아니라는 정아의 말에 통곡하는 희자, 말없이 안아주는 정아

김지연 객원기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