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라디오스타’ 캡처
사진=MBC ‘라디오스타’ 캡처
MBC ‘라디오스타’ 480회 2016년 6월 1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원조 아이돌 귀환의 뉴 아이콘 젝스키스가 라디오스타를 찾았다. 고지용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리더 은지원을 필두로 냉동인간 강성훈, 로봇연기의 대가 장수원, 춤신춤왕 김재덕, YG의 매제이자 유재석을 얼게 한 이재진까지 젝키 완전체의 모습이었다. 데뷔 전 팀 결성과 해체에 이르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젝키 팬들인 일명 노랭이와 관련된 이야기 등 시간가는 줄 모르는 과거로의 회귀에 모두가 빠져들었다.

리뷰

16년 만에 다섯 개의 수정으로서 노랭이들 앞에 선 젝스키스. 비록 그리운 얼굴 고지용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여전한 입담에는 연륜이 담겨있었다. 비교적 짧은 활동 기간인 3년 동안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던 젝키는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후일담도 많았다. 무대에서 완전체의 젝키로 활동했을 때보다 각자 개인적인 활동을 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무한도전의 ‘토토가2′ 특집 이후 현재의 젝키를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았을 터.

형제만큼 가까워 보이는 젝키 멤버들의 폭로전은 흥미진진했다. 이른바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포문은 냉동인간 강성훈이 열었다. 메인보컬인 강성훈이 은지원과 듀엣을 준비 하던 중 H.O.T에 대적하기 위해 멤버를 급하게 모으는 소속사 방침에 큰 실세를 행사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이다. 서로 외모나 실력으로 젝키 멤버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는 장수원, 김재덕은 강성훈의 충격 고백에 첫인상 디스를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시절 강성훈의 매의 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젝키도 존재하게 됐을 것이다.

국민 MC 유재석도 당황케 했던 예능계 블루칩 이재진의 활약은 라스에서도 한 몫 했다. 저격수 김구라의 공격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길을 고집하던 이재진은 김구라의 초상화를 수준급으로 그려내 환심을 샀지만 역시나 본인에게 선물로 주지 않았다. 아들인 MC그리에게 팔겠다고 한 이재진은 이외의 웃음 포인트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무엇보다 빛난 것은 카리스마 리더 은지원의 역할이었다. 그간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뇌가 순순한 남자 혹은 엉뚱한 캐릭터로 더 친숙한 은지원이었지만 멤버들과 함께한 자리에서만큼은 묵묵히 그들을 더 빛내주려는 모습이었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라디오스타의 고유 멘트를 읊는 윤종신의 흐름을 끊는가 하면 쉽지 않은 상대인 김구라도 쥐락펴락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활동 시절, 해체, 그리고 재결합까지 든든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낸 모습이었다.

어느 때보다 라이브 무대가 더 돋보이는 특집이었다. 팀내 오글거림 담당인 강성훈이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라며 선택한 ‘로드파이터’는 보존 처리가 잘 된 칼군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형적인 아이돌느낌의 강렬한 곡이었음에도 불구, MC들은 일제히 따뜻함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예감’ 무대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 그대로의 안무에 장수원의 가창력을 재발견하게 한 따뜻한 멜로디는 젝키를 기억하는 모두를 과거로 돌려보내는 ‘추억 찾기 송’이었다.

이재진의 출연 소감처럼 이번 특집은 젝스키스의 팀 결성, 데뷔, 해체 그리고 YG 소속이 된 현재까지 멤버들의 개인사를 총망라했다. 노랭이들은 물론, 젝키 음악을 한 번이라도 따라부른 적 있는 세대의 이들이라면 추억에 잠겨 좋은 기억을 곱씹어 보게 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 비록 타도 H.O.T를 목표로 팀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원조 아이돌로서 현재 가요계의 판을 뒤엎을 또 한 번의 역사가 새로 써지지 않을까.

수다 포인트

– 젝스키스와 H.O.T의 합동콘서트 티켓팅의 날은 한국 포털사이트 마비되는 날.

– 토니와 같이 사는 김재덕은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던 이재진의 어록.

– 신조어 제조기 ‘대박남’ 강성훈.

– 그림 그리는 도중에 대화에 ‘낄낄빠빠’하는 이재진.

– 라스의 젝키 특집편 지분 3할은 H.O.T의 몫.

최재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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