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Mnet ‘쇼미더머니5′ 포스터 / 사진제공=Mnet
Mnet ‘쇼미더머니5′ 포스터 / 사진제공=Mnet
논란 가득, 이슈 가득한 ‘쇼미더머니’가 또 다시 시즌 5로 돌아왔다. 매년 뜨거운 여름을 장식하는 ‘쇼미더머니’지만, 마냥 ‘쇼미더머니5’를 반기기엔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쇼미더머니5’가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지난 5년간 쌓아온 ‘쇼미더머니’의 각종 논란 때문일 것이다. ‘쇼미더머니’는 2012년부터 이어온 최고의 래퍼를 가리는 서바이벌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힙합 뮤지션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많은 인기만큼이나 뒤따라온 논란들은 ‘쇼미더머니’를 항상 시끄럽게 만들었고, 힙합은 불편하고 시끄러운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힙합이란 이름 아래 ‘쇼미더머니’는 수많은 논란을 포장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쇼미더머니5’의 귀환을 마냥 즐거워할 수 없다.

# 도를 넘은 가사 수위
힙합은 본래 흑인들의 저항정신이 담겨있는 음악으로 그 성격이 꽤나 거칠고 강하다. 격한 표현이 오가고 상대방을 향한 ‘디스’가 오간다. 힙합 특유의 문화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쇼미더머니5’에 등장한 가사들은 종종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지난 시즌 4에 등장한 그룹 위너의 송민호는 “MINO(민호)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많은 이들을 화나게 한 바 있다. 송민호뿐만 아니라 당시 출연했던 다수의 래퍼가 원색적이고 성희롱 같은 비하적인 발언으로 꾸며진 가사를 선보였다. 그들의 가사 속엔 이미 힙합의 저항정신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본질은 더럽혀진 지 오래였다. 결국, 이러한 원색적인 가사들은 도를 넘어 사회 문제인 여성혐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힙합의 본질을 잃어버린 래퍼들의 가사, ‘쇼미더머니5’에선 볼 수 없길 바랄 뿐이다.

# 진짜 음악보다는 ‘관심’이 급한 사람들
유난히 ‘쇼미더머니’에는 그 어떤 서바이벌보다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트러블메이커들이 등장했고 시청자들과 ‘하차 씨름’을 벌여왔다. 눈살을 찌푸리는 가사, 퍼포먼스, 예의를 잊은 행동을 펼치며 화제성을 위해 출연한 다양한 ‘어그로’ 꾼들이 등장해왔다. 관심을 받고 싶은 ‘어그로’ 꾼들의 행동들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지난 13일 열린 제작발표회 때 사이먼도미닉은 “예능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트러블을 일으키는 참가자는 없었다”고 했지만, 사이먼도미닉의 말이 무색하게도 지난 1회 방송에서는 길을 향해 장난감 총을 겨누며 조롱하는 등 불쾌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든 참가자가 등장했다. 힙합이 거친 성격을 띤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힙합 정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이슈를 위한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힙합의 본질은 어디로 향한 것인가.

# 갱스터 힙합만 보여주는 편협한 시선
힙합에는 거친 ‘갱스터 뮤직’만 있을까? 아니다. 힙합에는 레게 힙합, 재즈 힙합, 올드스쿨, 뉴스쿨 등 많은 장르가 세분돼 있다. 힙합은 하나의 큰 틀로 작용하며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장르 힙합이 존재한다. 그러나 ‘쇼미더머니’에는 갱스터 뮤직만 있다. 지난 시즌2의 레게 힙합을 시도했던 래퍼 킹콩 이후 장르 힙합을 선호하는 참가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쇼미더머니’ 참가자들 대다수가 갱스터 힙합을 추구하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지금의 ‘쇼미더머니’는 힙합의 전체를 보여주기보단 일부 편협한 장르만 선보이고 있다. 심사위원이나 각종 챌린지 비트 역시 갱스터 힙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힙합에는 갱스터 힙합만이 존재한다는 큰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힙합에는 수많은 장르가 숨겨져 있다. 한동철 국장은 제작발표회서 “힙합의 전체를 보여줄테니, ‘쇼미더머니5’도 전체를 봐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쇼미더머니’는 갱스터 힙합만으로 편향된 장르를 보여주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쇼미더머니5’ 예선 방송이 한창인 지금, 과연 장르 힙합을 추구하는 참가자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끝없는 편집 논란
지난 시즌 1부터 시즌 5까지 꾸준히 거론된 문제가 있다. 바로 악마의 편집이다. ‘쇼미더머니’는 그동안 편집을 통해 출연진들의 악의적인 모습을 방송해 논란을 만들어 이슈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편집을 통해 참가자들과 심사위원의 의도를 비틀기도 했고, 출연자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편집 논란은 시청자들의 비난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이끌어왔다. 제작발표회 당시 고익조 PD는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들, 실수를 범했던 부분들은 인정한다. 이번 시즌 5는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고익조 PD의 말처럼 이번 ‘쇼미더머니5’에서는 편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거짓 리액션들이 등장하지 않을지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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