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화면 캡쳐 / 사진=tvN 제공
‘또 오해영’ 화면 캡쳐 / 사진=tvN 제공


tvN ‘또 오해영’ 62016517일 화요일 오후 11

다섯줄 요약

박도경(에릭)이 없는 동안 오해영(서현진, 이하 흙해영)이 했던 말은 모두 녹음되어 있었고, 이를 통해 해영은 마음을 들키게 된다. 해영과 도경은 서로 화를 내고, 그때 또 다른 오해영(전혜빈, 이하 금해영)이 도경을 찾아온다. 우연히 허지야(남기애)와 마주친 금해영을 통해 도경과 결혼하지 않은 이유가 밝혀진다. 도경은 녹음된 흙해영의 일상을 들으며 그녀를 떠올리고, 집으로 돌아와 또 무심하게 해영의 마음을 흔든다.

리뷰

금해영이 떠났던 이유가 도경 엄마의 멸시와 모욕, 허영과 욕심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금해영마저 짠해지게 하다니, 도경 엄마가 이 드라마의 분노 유발자, 트러블메이커였던 것. 그런 엄마에게 호통 치는 박수경(예지원)이 있어 잠시나마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복잡한 사연이 뭐가 됐든 해영과 도경의 장면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단연 빛났던 것은 사랑에 빠진 여자 그 자체인 해영(서현진). 도경의 빈 공간을 향해 던졌던 해영의 말들은 녹음이 되었고 결국 도경이 듣게 된다. 그것도 흙해영이 같이. 해영은 들켜버린 마음은 부끄럽고, 원래 쉽게 들이대는 여자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자신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는 도경에게 화가 났다. 때마침 찾아온 금해영까지. 흙해영은 결국 도경네 창문으로 돌을 던지고, 눈물과 분노 어린 자전거를 타고 친구 희란(하시은)을 무작정 찾아간다. 여전히 금해영 앞에서 쪼그라드는 흙해영에게 지금 우위에 있는 건 너라는 희란의 속 시원한 외침도 들어오지 않았다. 시청자들도 흙해영에게 그러지 말라고, 포기하면 안 된다고 응원의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었을 것. 해영에게 도경이 보낸 문자는 풀이 죽은 해영도, 응원하던 시청자들도 힘을 나게 한다. “들어와 자”라니. 문자에 벌떡 일어나 다시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집으로 향하는 해영의 뒷모습, 집에 도착해 한껏 행복한 얼굴로 들어가는 것까지. 부끄러웠다가 좌절했다가 금세 도경의 문자에 한달음에 달려가는 해영은 몹시도 사랑스러웠다.

녹음된 해영의 일상을 들으며 그녀의 사소한 순간들을 공유하는 도경. 소리로 그려지는 해영의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은 갖가지 생리현상까지 재밌게 담아내고 있었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오해영의 혼잣말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미 연인인 것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 해영을 향한 도경의 말들은 해영도 시청자도 심쿵하게 했다. “차리고 있어. 건너갈게”, “들어와 자”라거나 생일을 챙겨주고, 능청스럽게 해영의 방으로 넘어와 혼자 사는 여자가 아닌 척 하는 해영의 연기에 동참, 스탠드를 건네며 쑥스럽게 한 “있던 거야”라는 말까지. 옆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설렘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도경과 해영이 파혼의 진실들을 알게 되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복잡해지기 전에 일단 얼른 옆집여자와 옆집남자의 로맨스가 시작되길 바랄 뿐이다. 잠자고 있는 연애세포를 제대로 깨우고 있는 ‘또 오해영’이 다음 주엔 얼마나 설렘을 선사할지에 대한 기대는 지긋지긋한 월요병을 치유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수다포인트

-외계인 이야기, 엄마에게 소리칠 때 제대로 빛난 예지원 배우의 존재감!

-“오다 주웠다”를 넘는 선물 멘트의 탄생, “있던 거야”

-해영이 오자 같이 있던 남자 바로 보내버리는 친구 희란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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