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479회 2016년 5월 7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이번 방송은 돌아온 ‘무한상사’ 특집이었다. 직원들의 연이은 이탈로 남은 직원들은 업무에 시달리고, 업무 성과가 부족한 직원들을 위해 옆 부서의 유능한 인재인 양세형 과장이 찾아와 특별강연을 한다. 한편, 10주년 기념 5대 기획이었던 블록버스터 무한상사 특집의 제작에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참여하게 되고, 멤버들은 오디션에 참가하여 이들 앞에서 연기를 선보인다.

리뷰
‘무한도전(이하 무도)’에는 연속적으로 방송되는 특집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무한상사’는 가장 성공한 특집으로, 일단 했다 하면 적어도 기본은 하는 ‘불패신화’였다. 우스꽝스러운 콩트를 통해 회사 조직 내의 계급 관계를 풍자하고 직장인의 애환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무한상사’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동시에 ‘무도’의 서사와 멤버들의 이미지를 온전히 반영한 캐릭터쇼이기도 하다. ‘무도’의 세계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무한상사’ 특집은 10주년 기념 앙케이트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시청자가 가장 사랑하고, 또 보고 싶어 하는 특집이었다.

그런 ‘무한상사’가 무려 3년 만에 돌아왔다. 그 사이 ‘무한상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중독의 까칠한 유부장과 그의 눈치를 보는 박차장, 눈치 없는 정과장은 그대로이지만 병가를 낸 정대리(정형돈)를 포함하여 3명의 직원이 자리를 비웠고, 대신 신입사원인 황광희가 들어왔다. 인력 부족으로 남은 직원들이 야근에 시달린다는 이번 방송의 설정은 현 시점의 ‘무도’가 처해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무도’의 서사와 멤버들의 캐릭터를 반영한 ‘무한상사’이기에 세 멤버의 부재는 ‘무한상사’의 서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하하였는데 ‘무한상사’에서 동기인 노홍철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캐릭터였던 그는 노홍철의 부재로 인하여 캐릭터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게다가 그 사이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철없는 ‘하사원’의 캐릭터를 유지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이전의 캐릭터를 넘을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 ‘무한상사’ 안에서 하하에게 주어진 과제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캐릭터인 신입사원 광희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존재하였는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무한상사’ 안에서 오랜 시간동안 차근차근 캐릭터를 만들어온 다른 멤버들과 달리 그는 새로운 캐릭터를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100%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무한상사’에서 활약하기에는 콩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퍼펙트센스’ 특집에서 활약하여 기대를 모았던 게스트 양세형은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무도’ 멤버들의 콩트, 양과장(양세형)의 특강, 블록버스터 ‘무한상사’ 로 넘어가는 과정이 다소 부자연스러웠는데, 특히 양과장의 특강 부분은 분량이 많지 않아 양세형이 활약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사기꾼’, 혹은 ‘사귀꾼(사람을 사귀기 위한 꾼)’이라는 양과장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고 할 수 있다. 양과장 캐릭터가 일회성으로 그칠지, 고정 캐릭터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시점에 현 멤버만으로는 이전 멤버들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기 어려우므로 양세형과 같은 게스트의 활용이 계속되지 않을까 추측하게 된다.

이제껏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었던 ‘무한상사’ 특집이지만, 현 시점의 ‘무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돌아온 ‘무한상사’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김은희 작가, 그리고 장항준 감독과의 만남 때문이다. 특히 ‘무도’팬을 자처하는 김은희 작가는 ‘무한상사’의 각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그들의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작가 특유의 분위기를 반영하여 새로운 ‘무한상사’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무도’ 멤버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비록 이번 방송에서는 어설픈 연기력으로 웃음을 주었지만 연기를 제대로 해보려는 의지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만남은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한다. 과연 ‘무도’가 현 시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한 번 성공한 ‘무한상사’ 특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무한상사’를 기대해 본다.

수다포인트
– 뒤늦게 춤바람 난 정과장, 그에게서 불금을 빼앗지 말아주세요.
– 유부장의 감정기복은 ‘지킬 앤 하이드’급.
– 감독계의 이봉원, 작가계의 박미선, 시소 같은 관계의 장항준, 김은희 부부.
–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도대체 무한상사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 겁니까?

김하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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