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무한도전’의 경험과 젝스키스의 열정이 역대급 ‘하나 마나 행사’를 연출했다.

23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토토가2-젝스키스 두 번째 이야기’로, 재결합 무대를 준비하는 젝키 멤버들, 젝키 완전체 재현을 위해 고지용을 찾아간 유재석, 본격적으로 ‘하나 마나 행사’에 투입된 젝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한도전’의 치밀한 플랜 B가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겼고, 마치 신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젝스키스의 열정 가득한 모습이 감동을 선사했다.

애초 ‘무한도전’은 ‘게릴라 콘서트’ 방식으로 젝키의 컴백 무대를 꾸밀 예정이었다. 과거 MBC ‘일밤’에서 방송했던 ‘게릴라 콘서트’처럼 공연 몇 시간 전에 장소와 시간을 알리고 관객이 5,000명 넘게 모이면 젝키의 컴백 무대를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게릴라 콘서트 계획은 일주일 전 언론에 노출됐다. ‘무한도전’은 게릴라 콘서트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과감하게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콘서트를 강행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모두에 더 의미 있는 기억을 안겨주고자 공연 취소라는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플랜 B를 마련해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차례 언론과 스포일러 전쟁을 치러왔던 ‘무한도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중 계획이었다. 또한, 플랜 B로 계획했던 ‘하나 마나 행사’는 과거 ‘무한도전’이 직접 해 본 경험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더욱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게릴라 콘서트에서 느낄 수 있는 큰 감동은 없었지만, 16년 만에 다시 뭉친 젝키의 모습을 보며 반가움과 뭉클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을 가장 빛낸 것은 젝스키스였다. 그 누구보다 ‘게릴라 콘서트’를 기대한 것은 젝키 멤버들이었다. 멤버들은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게릴라 콘서트’를 기다려왔다. 강성훈은 발가락 골절로, 은지원은 무릎 연골이 닳아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팬들과 다른 멤버들을 생각하며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어쩌면 ‘게릴라 콘서트’ 취소가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젝키 멤버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젝스키스는 월드컵경기장 무대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해 보이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민속촌에서 16년만의 무대를 꾸몄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민속촌 공연 이후 “앞에 앉은 어린이들을 팬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김재덕의 말에서 이들이 얼마나 무대 체질이며, 무대를 그리워했는지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젝키 멤버들 또한 금세 ‘하나 마나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마치 20년 전 데뷔했을 때로 돌아간 듯한 젝키의 얼굴에선 설렘과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 시절 소녀들이 사랑했던 ‘오빠’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벌써 ‘무한도전’과 젝스키스에게 감사와 사랑을 고백하기엔 이르다. 다음 주 방송에서는 ‘토토가2-젝스키스’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한도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월드컵경기장 무대 위에 올라가는 젝스키스의 모습, 그리고 젝키니까 가능한 감동의 순간들이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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