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 477회 2016년 4월 23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 줄 요약
부상으로 힘겨운 가운데도 젝스키스 멤버들은 컴백을 위한 연습을 멈추지 않고, 유재석은 남은 한명의 멤버인 고지용의 합류를 위해 설득에 나섰다. 정보 누설로 예정됐던 게릴라콘서트가 취소되고 대신 플랜B ‘하나마나’ 행사에 나서게 된 젝키 멤버들은 서울 만남의 광장과 민속촌에서 16년만의 컴백 무대를 가졌다. 두 번의 행사를 마친 젝키 멤버들은 마지막 ‘하나마나’ 공연 장소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임을 알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리뷰
마침내 젝스키스가 돌아왔다. 16년 만에 돌아온 그들의 첫무대는 화려한 조명이나 폭죽은커녕, 변변한 무대시설 하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화려하지는 않아도 결코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그곳에 서있는 이들이 젝스키스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재석이 가족과 매니저는 물론 일부 ‘무한도전(이하 무도)’ 멤버들에게마저도 숨길만큼 극비리에 진행됐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콘서트를 일주일 앞두고 그 정보가 새어나가고 말았다. 이러한 사태를 예상하고 미리 플랜B를 마련해놓은 제작진덕분에 계획은 빠르게 수정됐지만, 은지원과 강성훈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게릴라콘서트만을 생각하며 연습해온 젝스키스 멤버들은 콘서트가 취소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안대를 쓴 채 이끌려간 이들이 16년 만에 서게 된 첫무대는 그들이 꿈꿨던 대형공연장이 아니라 ‘무도’ 멤버들이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억지로 관중을 모아야 했던 만남의 광장과 젝스키스가 활동하던 때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이들로 가득 찬 민속촌의 흙바닥이었다. 한때 대형공연장을 소녀팬으로 가득 채우고 ‘폼에 죽고 폼에 산다’고 외치던 이들에게는 전혀 걸맞지 않은 곳 같지만, ‘옛날 사람’에서 벗어나 새로이 다시 시작하려는 젝스키스와 결코 화려하지 않은 ‘하나마나’ 무대 사이에는 묘한 어울림이 느껴졌으니, ‘무도’ 제작진의 선택은 탁월해 보인다. 그리하여 부끄러움을 잊고 작은 무대에도 최선을 다하는 젝스키스의 모습은 빛났고, 마침내 관중들이 다 같이 추억의 명곡 ‘커플’을 순간에는 짜릿한 희열마저 느껴졌다.

‘무도’가 마련한 이번 특집은 은지원의 말대로 젝스키스에게 있어서는 기적과도 같은 기회였다. 다시 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무도’가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았다면 이들은 선뜻 마음을 모으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이미 연예계를 떠난 지 오래인 고지용의 경우는 ‘무도’가 아니었다면 다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무도’를 통해 얻게 된 이 기회가 다시 얻기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했다.

어쩌면 16년 만에 대중 앞에 젝스키스로 서게 된 순간만큼이나 멤버들을 행복하게 한 것은 다시 한 번 함께 서기 위해 준비하는 그 과정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모두의 안무가 완벽하게 맞은 순간, 거울 속에서 저도 모르게 웃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김재덕. 그러나 그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었던 것은 다른 멤버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우리는 그들이 마지막 ‘하나마나’ 무대로 수많은 팬들로 가득 찬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대형공연장이 아니라 그 어떤 무대였더라도 젝스키스는 빛났을 것이다. 그들이 다시 한 번 함께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수다포인트
– 그 시절, 고속도로 위를 벤에 매달려 따라왔던 소녀팬,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게릴라콘서트 정보 누설의 범인 = 외제차 사고 싶었던 이재진?
– 보고 있으면 왠지 애잔해지는 영혼의 단짝 영길이(정준하)와 춘삼이(박명수).
– 다음 주는 대망의 ‘토토가2-젝스키스’편의 마지막 회. 빨리 보고 싶은데 끝나는 건 싫어요.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MBC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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