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피리부는 사나이
피리부는 사나이
tvN ‘피리부는 사나이’ 11회 2016년 4월 11일 월요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동료 형사의 사망 사건으로 공황장애를 겪는 이철용(이원종). 그의 뒤를 밟은 정수경(이신성)과 그의 배후 윤희성(유준상)은 이철용을 인질극의 위기자로 조종한다. 윤희성은 과거 뉴타운 사건의 피해자로 밝혀져 진짜 피리남이 된 계기가 드러났다. 생방송 토론 현장에서는 주성찬(신하균) 본인이 정 의원의 혼외자식임을 밝힌다. 그리고 주성찬은 그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철용의 인질극 상황을 생방송으로 전하는 한편, 피리남의 배후로 윤희성을 의심한다.

리뷰
마른 침을 삼키는 윤희성처럼 보는 입장에서도 긴장돼 심장 쫄깃했던 한 회였다. 정체가 탄로 날까 노심초사한 윤희성에 대해 의구심이 극에 달한 주성찬. 그는 밤낮으로 사건에 매달리는 모습이었다. 역시나 별 개연성 없어 보이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피리남 배후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기 위한 복선이었다. 잘 짜인 구성과 긴장감을 고조시킨 음악, 그리고 교차 편집된 상황이 촘촘하게 엮인 덕에 중간 광고 시간마저 아까운 느낌이었다.

동료 형사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공황장애를 겪는 이철용의 등장은 단순한 에피소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정수경이 윤희성의 꼬임에 피리남이 된 것처럼 이철용 또한 윤희성의 조종을 당하게 됐다. 치밀한 윤희성이 양 청장의 말 한마디로 동료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보고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윤희성은 과거 뉴타운 재개발의 피해자였던 자신이 세상에 악을 품었던 것처럼, 같은 원한을 가진 정수경과 이철용을 동시에 조종했다. 또, 지난 철공소 인질극 현장에서 위기자를 조종한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나기 직전 위기를 넘긴 듯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는 주성찬은 여러 정황상 윤희성의 행적이 수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윤희성과 주성찬의 맞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주성찬의 가정사를 이미 꿰고 있기라도 한 듯, 윤희성은 생방송 토론 도중 주성찬이 정 의원의 혼외자식임을 밝히게 했다. 순발력 뛰어난 주성찬은 오히려 그 상황을 이용해 이철용이 사린가스 인질극이 벌이는 상황에도 불구, 방송을 이어가는 양 청장을 꼬집었다. 속 시원한 한 방이었다. 자신을 버린 정 의원과의 관계가 온 세상에 드러나는 것은 개의치도 않은 채 오로지 인질극에 집중하는 진정한 협상가다운 모습이었다.

“힘 있는 자들은 힘없는 자들의 말을 절대 들어주지 않아”라던 윤희성은 앞으로 자신을 쫓는 주성찬과의 정면대결만 남겨뒀다. 자신을 외면한 세상을 향해 비뚤어진 마음은 희대의 악이 됐고, 사회적 위치를 선점한 덕에 위기자들을 조종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연인을 단순히 죽게 한 피리남을 잡고 싶었던 주성찬은 점점 그 배후의 큰 그림을 밟는 중이다. 다른 사건에서도 냉철하고 송곳 같은 협상을 이끌어낸 주성찬답게 윤희성에게 날릴 속 시원한 또 다른 한 방을 기대할 차례다.

수다 포인트
– ‘배우학교’ 속 큰 형님, 이원종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근데 방독면은 좀 무섭네요.
– 긴장, 초조, 그리고 천연덕스러운 토론진행까지. 천의 얼굴로 악을 그리는 남자 유준상의 연기력.
– 주성찬에게 연민의 감정 느끼기 시작한 여명하(조윤희), 조금씩 로맨스 기대해도 되나요?
– 위기협상팀 회식 장면 이후 실제로 귀까지 빨개진 신하균이 부릅니다. ‘취중진담’

최재은 객원기자
사진. tvN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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