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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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페이지터너’ 3회 2016년 4월 9일 토요일 오후 10시 35분

다섯 줄 요약
정차식(지수)의 가능성을 본 윤유슬(김소현)은 함께 투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유슬은 말도 안 되는 확률이지만 입상하면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마지막 연습 날까지 연주가 완성되지 않아 유슬을 피하던 차식은 유슬 앞에 나타나고, 유슬은 자신 없는 차식을 대신해 연주한 서진목(신재하)을 차식이라 여기고 칭찬한다. 콩쿠르 당일, 차식은 현명세의 아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진목을 콩쿠르에 내보낸다. 진목과 유슬은 콩쿠르에서, 차식은 엄마 앞에서 연주를 훌륭히 끝마친다.

리뷰
청춘 3부작의 마지막. 그 시작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알린다. 차식, 유슬, 진목 셋 중 누가 되어도 만족할 만했지만 무모하게 도전장을 던진 차식을 특히 더 응원하는 마음은 모두에게 있었을 것. 그들의 꽤 괜찮은 미래까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와 궁금증은 더 집중하게끔 했다.

콩쿠르 결심으로부터 이어진 유슬의 교육은 까칠하고 직언을 뱉는 그녀의 성격답게 냉혹하고, 혹독했다. 요괴가 됐다고 차식이 말할 만큼. 하지만 한 번도 웃으며 쳐본 적이 없던 피아노를 웃으며 치고 있었고, 차식의 가능성은 인정하고, 서로의 신뢰를 지켜갔다. 유슬의 톡 쏘는 말들, 차식의 무한 긍정 에너지는 묘한 시너지를 내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하게 했다. 그들의 성장 역시 유쾌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보여준 배우 지수, 김소현이 주고받는 케미는 더할 나위 없었다.

곡의 완성도까지 도달하지 못한 차식 대신 마지막 연습 날 진목이 차식인 척 연주를 하고, 유슬은 차식의 연주인 줄 알고 “완벽했다. 피아노를 시작한 건 최고의 신의 한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피아노 포기하지 마라”고 극찬한다. 어정쩡한 재능이라 여기며 다른 길을 찾아보려던 진목은 철천지원수 같고, 넘어야하는 경쟁대상이었던 유슬의 칭찬에 눈물을 흘린다. 진목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이었으리라.

차식은 결국 콩쿠르에 진목을 대신 내보낸다. 유슬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으며 연주했고, 유슬 엄마(예지원)는 진목의 페이지터너로 딸의 웃음을 마주한다. 진목 또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행복한 연주를 보인다. 콩쿠르 대신 길거리의 피아노 앞에서 자신의 성장을 엄마(황영희)에게 보인 차식의 연주 또한 차식은 물론 엄마까지 행복하게 한다. 셋의 연주는 이번 회의 제목처럼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른 것. 연주곡의 제목인 ‘환희의 송가’를 여실히 표현하고 있었다. 즐거운 연주, 세 청춘의 새로운 시작, 그 기쁨을 온전히 보여줬으며, 여기에 더해진 사실적인 피아노 사운드는 시청자들의 가슴에도 깊이 파고들기에 충분했다.

유슬과 진목의 콩쿠르 대상 수상과 차식의 집에 놓인 피아노를 보여주며 끝나 누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됐다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누가 됐든 무슨 상관이랴. 어쩌면 셋 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돼 피아노 앞에서 행복한 연주를 하고 있지 않을까. 청춘 3부작이란 소개에 걸맞게 청춘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페이지터너가 되기도 하며 아름답게 빛났으며, 지수, 김소현, 신재하 세 명의 젊은 배우들 또한 제대로 빛나고 있었다.

수다포인트
– 유슬이한테 멱살 잡히고 심쿵하는 차식이 귀엽다.
– 헬륨가스 마시고 노래하는 차식이 귀엽다.
– 그래도 세 명의 구체적인 미래가 보고 싶네요! 3부작이라 너무 아쉬워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KBS2 ‘페이지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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