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송중기·이진욱·정지훈(비), 수목 안방극장은 ‘남자들의 전쟁터’다. 서로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세 사람은 각각 KBS2 ‘태양의 후예’,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SBS ‘돌아와요 아저씨’를 통해 수요일과 목요일, ‘만인의 연인’이 된다. 얼음처럼 냉철한 이성과 불처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유시진 대위 역의 송중기, 사지에서 돌아와 죽음도 불사하고 복수를 꿈꾸는 남자 차지원 역의 이진욱,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저승에서 이승으로 꽃미남 비주얼로 돌아온 이해준 역의 정지훈 등 이들 세 남자의 다른 연기를 보는 재미는 수,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안방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송중기·이진욱·정지훈, 여심을 꽉 붙들어 맨 이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송중기2
송중기2
#KBS2 ‘태양의 후예’ 송중기, ‘송중기 is 뭔들’

비주얼, 넌 찬양받아 마땅 ★ ★ ★ ★★
아시아 정복 ★ ★ ★ ★ ★
종영 D-4회 ☆

송중기 얘기만 하기에도 일주일이 모자라다. ‘태양의 후예’는 왜 일일드라마가 아닌 걸까. 전장에서 꽃핀 휴머니즘과 로맨스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150부작 편성도 나쁘지 않았을 스케일이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로 우뚝 선 송중기는 김은숙 작가가 만들어준 판타지 그 이상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전국 여심을 뒤흔들고 있다. ‘송중기의 시대’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송중기의 인기에 ‘태양의 후예’는 파죽지세로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방송에서는 강모연(송혜교)을 구하기 위해 부대를 벗어난 유시진(송중기)가 벗어놓은 군복을 본 서대영(지구)의 모습이 40.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을 기록했다. ‘별에서 온 그대’ 이후로 약 2년 만에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인 ‘태양의 후예’의 인기 비결은 ‘기·승·전·송중기’. 송중기를 향한 안방 여심의 사랑은 절대적이다. 대한민국의 40%가 사랑하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도 가끔은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현실에서는 누군가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순간, ‘태양의 후예’에서는 대통령이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라고 나서는 상황이 그렇다. 그러나 소설에서도 쉽게 등장하지 않을 판타지 같은 이야기들이 유시진과 함께라면 현실이 된다. 이해 불가능한 모든 것도 유시진은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송중기이기 때문이다.
조슬기
조슬기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이진욱, 멜로에 치명 한 스푼

멜로 꿀눈빛 ★★★★★
오빠美 ★★★★★
대진운 ☆

‘상남자’라는 말을 사람으로 빚었다면, 그것은 바로 이진욱의 형상이 아니었을까. ‘굿바이 미스터 블랙’으로 안방에 돌아온 이진욱은 본인이 가장 잘 하는 멜로에 액션, 치명적인 복수까지 담아 종합선물센트같은 남자로 변신했다. 블랙이라 불리는 사나이, 차지원이 된 이진욱은 슈트로 피할 수 없는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을 완성했다. 정갈하게 차려입은 슈트부터 온갖 위기를 겪은 후 다 풀어헤쳐진 슈트까지, 슈트 차림의 이진욱은 그야말로 최강 비주얼을 자랑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123명의 우진 중 한 명으로 출연한 이진욱의 등장에 영화관이 ‘꺅’ 소리와 함께 콘서트장으로 바뀐 것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 속 이진욱의 매력을 예언하는 예고편이었다.

뭐니뭐니해도 이진욱을 설명하는 대표적 수식어는 ‘꿀눈빛’. 이번 드라마에서도 이진욱의 꿀눈빛 퍼레이드는 계속된다. ‘꿀눈빛’이 통하는 곳에 로맨스도 있다. 여주인공 문채원과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는 이진욱은 김강우, 이원종 등 남자 배우들과도 뜻밖의 브로맨스까지 완성하는 중이다. 그러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가장 큰 수확은 더 깊고 진해진 이진욱의 향기다. 모든 것을 잃고 떨어진 절벽에서 복수를 꿈꾸며 하늘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세상 가장 달콤했던 이진욱의 눈빛에 복수라는 치명적 이야기 한 스푼이 더해진 순간, 이진욱의 매력은 무한대가 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태양의 후예’에 가려 ‘굿바이 미스터 블랙’ 속 이진욱의 진면목을 볼 시청자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대진운이 아쉬운 순간, 그저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정지훈
정지훈
#SBS ‘돌아와요 아저씨’ 정지훈, 여심 잡는 키다리 아저씨

살인미소 얹은 초콜릿 복근 ★★★★★
키다리 아저씨 ★★★★★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더 업그레이드 돼서 돌아왔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돌아와요 아저씨’로 안방에 돌아온 정지훈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맞춤옷 캐릭터를 입었다.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지만 누군가의 음모로 자살로 처리돼,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저승에서 ‘역송’한 이해준 역을 맡은 정지훈은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을 이끌고 있다. 한층 슬림해지고 매끈해진 정지훈의 비주얼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전성기 그 시절 그대로다. 첫 방송부터 시원하게 복근을 공개한 정지훈은 각이 완벽하게 살아 있는 ‘빨래판 복근’으로 남성미를 자랑하는 한편, 웃을 때마다 눈이 없어지는 특유의 ‘살인미소’로 여심을 흔들었다.

저승에서 돌아와 이해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자신의 부인과 딸을 만나게 된 내용이 전개된 이후로 정지훈의 매력은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사지(死地)에서 돌아와서라도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남자. 그러나 자신의 사인을 덮은 회사의 거대한 음모가 있었음을 알고, 그는 이 누명을 벗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해준을 움직이는 것은 오직 아내 신다혜(이민정)과 딸 한나 뿐. 가족을 위해 ‘저승에서 온 키다리 아저씨’가 된 정지훈은 눈물겹다. 그러나 웃음도 놓치지는 않는다. ‘짠내’ 나는 스토리 속에서도 코믹 포인트도 찰떡처럼 소화하는 것은, 곧 정지훈이 이해준이며 이해준이 정지훈이기 때문이다. 오연서와 함께 ‘투맨쇼’를 방불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정지훈은 웃을 수 없다. ‘태양의 후예’가 드리운 그림자가 너무도 길다. 이쯤 되면 비가 지난 2003년 비가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부른 것은 그저 우연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아직 정지훈은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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