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 470회 2016년 3월 5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지난주 방송에 이어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이 마무리되었다. 광화문, 노량진, 여의도, 대학로, 신촌으로 나간 멤버들은 중학생부터 취업준비생, 직장인, 방송인 샘 해밍턴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이어서 방송된 ‘봄날은 간다-시청률 특공대’ 특집에서는 예능춘궁기를 맞이하여 시청률 하락을 막기 위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비상대책회의가 진행되었다.

리뷰
지난 5일 방송된 ‘무한도전(이하 무도)’은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가지 특집이 연이어 방송되었다. 지난 방송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춘들을 위로하며 감동을 주었던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의 감동은 이번 회에서도 이어졌다. 시험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고, 상사와 갈등하며, 따돌림 당했던 과거를 가진 젊은이들은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무도’ 멤버들의 지난날과, 그리고 방송으로 그들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오늘날과도 닮아있기에 커다란 공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렇게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반부를 감동으로 채운 ‘무도’는 후반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봄날은 간다-시청률 특공대’ 특집은 앞선 특집에서 보여줬던 감동코드에서 완전히 벗어나 철저하게 웃음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었다.

예능춘궁기를 맞이하여 비상대책위원회가 위기를 극복할 대책을 세운다는 콘셉트의 이 특집에서 ‘무도’ 멤버들은 그야말로 ‘날 것’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마구 쏟아내었다. 일시적으로 프로그램의 시간대를 바꾼다거나 아예 시청자들이 봄나들이를 가지 못하도록 막자는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들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제작진은 이에 한술 더 떠 실험카메라의 형태로 아이디어를 시험해 본다. 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에 시청자는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기획에서 ‘무도’는 스스로 ‘위기’를 거론하며 그것을 극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무도’의 말처럼 봄철의 시청률 하락은 모든 예능 프로그램, 그중에서도 ‘무도’와 같은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누구나 겪는 한시적인 문제이며, 오히려 최근 ‘무도’가 안고 있는 진짜 문제는 다른 것임을 제작진과 멤버들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도’가 ‘예능춘궁기’를 거론하며 호들갑스럽게 위기 상황을 자처하는 것은 그것이 ‘무도’ 스스로 경각심을 갖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상황 자체가 일종의 콩트가 되어 철저히 웃음에 초점을 맞추는 기획으로 연결시키는 것 또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무도’가 박명수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방송에서 멤버들은 박명수에 대한 안 좋은 댓글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제작진은 그에게 직접 열심히 해달라는 지적을 하였다. 맥을 끊어놓는다는 ‘맥가위버’라는 별명 또한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이처럼 ‘무도’ 멤버와 제작진은 의도적으로 박명수의 부진에 대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이 때문에 지나치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 박명수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박명수의 최근 위기를 강조함으로써 박명수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그것에서 재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결국 ‘무도’가 ‘무도’ 자신의 위기를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과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시청률 문제는 다분히 민감한 문제이고, 그것은 ‘무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무도’는 위기 상황마저 특집화하여 이 민감한 문제를 너무 무겁거나 진지하지 않게, 예능다운 방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그야말로 ‘무도’다운 방식이다. 10년의 세월을 거쳐 오며 늘 위기와 함께 해왔던 ‘무도’, 그러나 어쩌면 이러한 위기야말로 ‘무도’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수다포인트
– 박명수의 현실적인 조언, “내가 동생 거두어 먹이는 것보다는 동생에게 기대는 것이 낫다.”
– 도대체 란주 작가가 뭐라고 했기에 우리 명수옹이 이렇게 달라진 겁니까?
– 준하 씨가 예민해도 이해해주세요, ‘쇼미더머니’ 오디션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청춘을 응원합니다.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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