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 465회 2016년 1월 30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세계적인 스타 잭 블랙이 ‘무한도전’에 찾아왔다. 한국 예능을 속성으로 체험하기 위한 예능학교로 꾸며진 이번 방송에서 잭 블랙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예능감을 뽐냈다. 예능 유치원 과정인 ‘마시멜로 입에 많이 넣기’와 ‘스타킹 쓰고 촛불 끄기’부터 초등학교 과정인 ‘닭싸움’, 중학교 과정인 ‘물공 헤딩’, 고등학교 과정인 ‘베개싸움’, 그리고 대학교 과정인 ‘고요 속의 열창’까지, 잭 블랙은 쉽지 않은 미션들에 도전하여 마침내 예능학교과정 졸업에 성공하였다.

리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도전을 해온 ‘무한도전(이하 무도)’지만, 그런 ‘무도’에게도 ‘무도’를 처음 접해보는 해외스타와의 방송은 결코 쉽지 않다. 2007년 방송된 이래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앙리 특집처럼 성공한 방송이 있는가하면, 패리스 힐튼 특집처럼 혹평을 받았던 방송 또한 존재하였던 것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스타 게스트를 적당히 띄워주면서도, 또 적당히 망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재미있는 방송이 되지만 이것은 ‘무도’와 게스트 양쪽의 호흡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지 어느 한쪽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잭 블랙은 ‘무도’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게스트였고, 그 덕분에 이번 특집은 꽤 성공한 해외스타 특집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건강문제로 부재한 정형돈의 의상을 입고 등장한 잭 블랙은 ‘무도’ 멤버들의 ‘형제’, ‘삼촌’, ‘아빠’를 자칭하며 멤버들을 친근하게 대하였고, 부끄럽거나 힘들 만도 하지만 멤버들이 시키는 그 어떤 것도 망설이지 않으며 최고의 코미디 배우다운 예능감을 뽐내었다. ‘한국인은 노는 방법을 안다’고 평한 그이지만, 잭 블랙이야말로 ‘놀 줄 아는’ 한국 예능에 가장 잘 어울리는 ‘놀 줄 아는’ 게스트였다.

잭 블랙을 맞이하는 ‘무도’ 제작진의 아이디어도 좋았다. ‘무도’에게 주어진 녹화 시간은 겨우 4시간뿐이었지만, ‘한국예능을 속성으로 배운다’는 ‘예능학교’ 콘셉트는 ‘무도’라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잭 블랙이 짧은 시간 동안 충분히 한국 예능을 체험하고 적응할 수 있게 하였다. 유치원부터 대학교 과정까지 단계를 나누어 원초적인 몸개그부터 음악개그까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구성 또한 돋보였다.

물론 ‘예능학교’라는 콘셉트를 완성시킨 것은 미션을 실행한 잭 블랙 자신이었다. 어느 누가 헐리웃 스타가 방송에 나와 스타킹을 머리에 쓴 채로 촛불을 끄고, 물공 헤딩하는 것을 상상할까? 그러나 스타킹을 머리에 쓰고 물공 헤딩하는 것이야말로 ‘무도’다운 모습이다. 그렇기에 잭 블랙은 스타킹을 써서 자신의 얼굴을 망가뜨리고, 물공임을 알면서도 몸을 내던져 헤딩하며, 베개 싸움으로 얼굴을 얻어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무도’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무도’에 출연하기 전, 두렵다고 했던 잭 블랙의 말은 단순히 낯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의 ‘두렵다’는 말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무한히 도전한다’는 프로그램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고,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파란 체육복이 땀에 다 젖어버릴 정도로 노력했던 잭 블랙, 그는 ‘무도’를 통해 진정한 스타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다포인트
- 한미 예능 대표 유재석-잭 블랙의 투샷을, 그것도 함께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 하하 씨, 미국에 있는 형 말고 서래마을에 있는 형에게도 전화 좀…
– ‘백세인생’부터 ‘으르렁’, ‘양화대교’까지, 모든 장르의 한국 가요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잭 블랙의 음악적 재능에 박수를!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MBC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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