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나르샤29회
육룡이나르샤29회
SBS ‘육룡이 나르샤’ 29회 2016년 1월 11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이방원(유아인)은 분이(신세경)가 척 가(박훈)로부터 얻은 말을 통해 이성계(천호진) 암살 계획을 직감한다. 이성계는 우왕의 하사품을 가져온 이들과 대적하게 되고, 존재를 드러낸 척 가는 이방지(변요한)의 공격을 받는다. 정몽주(김의성)는 정창군(이도엽)을 찾아가 왕위를 이어달라고 하지만, 정창군은 윤랑(한예리)과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독침을 맞은 정창군에게 육산(안석환)은 해독제를 이용해 왕위에 오를 것을 요구하고, 윤랑은 숨겨왔던 검술을 보이며, 척사광이라 정체를 밝힌다.

리뷰
‘육룡이 나르샤’는 비밀조직 ‘무명’이 전면에 등장하며 역사적 사실 외의 이야기들에 허구의 인물을 녹여서 조선 건국 과정보다 그들의 이야기로 시선을 끌고 있다. 반면에 주인공들이 계속 무명보다 한 발 늦고, 무명의 정체에 가까워지는 듯하면 역시나 제자리를 지키고만 있어 답답함 또한 준다. 정몽주를 정도전의 동굴로 보내고, 이성계의 암살을 계획하고, 정창군을 옹립하는 등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사건에서 그들이 정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까지 생기게 한다.

이제껏 무명은 이성계, 정도전(김명민)의 개혁에 반하는 수구세력의 집합체 정도로 보이며 권문세족을 대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성계의 암살을 계획하고, 정창군을 옹립하려는 과정에서 보여준 육산의 행동은 급작스럽고 극단적이라 이전의 무명의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고려의 시작부터 왕가와 관계를 맺어온 무명이라는 조직이라 정창군에게 정체를 밝힌 무명은 왕위에 오르면 왕가의 안정을 위해 방해 세력을 제거해주겠다는 말로, 그들의 정체와 목표를 알려주는 듯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왕이 되기 싫다면, 우리도 고려를 버리고 다른 나라를 알아보겠다”는 육산의 말은 또 혼란스럽게 한다. 개혁을 하고 새 나라를 만들려는 이들의 뜻은 방해하고 있지만, 새 나라로 바뀌면 그 흐름에는 얹혀가겠다는 뜻이란 말인가.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면 육산의 독단인가. 갖은 추측들을 낳는 전개들은, 무명에 집중하느라 오히려 조선 건국이라는 주요 사건에 눈 돌릴 힘마저도 빼앗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쫓느라 슬슬 지쳐가는 무명의 정체, 아직은 밝혀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분’의 존재. 여기에 등장한 윤랑은 분명 무명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끔 했다. 하지만 회가 지날수록 정창군과 윤랑은 과하게 애틋하기만 했기에 고려의 마지막을 그리는 슬픈 표상인가, 그저 로맨스 담당인가 방심할 때쯤, 윤랑의 존재가 밝혀졌다. 그것도 숱한 추측으로 말만 무성했던, 척준경 곡산검법의 마지막 전수자 척사광이라는 존재로. 이방지와 싸움을 벌인 척 가를 척사광이라 예상했고, 드디어 찾아낸 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유력한 척사광 후보였던 홍대홍(이준혁)과 함께 갈 때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더니, 척사광은 여자라는 홍대홍의 말부터 윤랑의 뛰어난 검술, 직접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것까지. 스포일러 없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진 엔딩은 모두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데 성공한 듯하다.

수다 포인트
– 무휼(윤균상)은 이름성애자
– 그래도 홍대홍에게 뭔가 있을거야! 방심할 수 없어!
– 자, 이제 정몽주를 의심해보아야 할 차례인가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