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KBS2 ‘발칙하게 고고’ 8회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강연두(정은지)는 우연히 민효식(김민호)이 찍은 동영상에서 김열(이원근)의 ‘USB 도둑’ 누명을 벗길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친구들의 도움과 예리한 추리로 누명을 벗은 김열은 자신의 억울함을 무기로 부당한 벌점 제도를 개선하고, 담임선생님(김지석)의 계약을 연장한다. 그러던 와중, 중간고사가 끝나고 치어리딩 동아리는 친목 다짐 겸 캠핑을 떠나게 된다. ‘USB’ 사건의 진범인 권수아(채수빈)는 의문의 협박 쪽지를 받고 점점 불안에 빠진다. 쪽지의 발신인이 연두라고 생각한 수아는 연두를 시골길에 버려두고 온다.

리뷰
연두 표 힐링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긍정적 기운으로 똘똘 뭉친 연두는 자신의 힐링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힐링시켰다. 자해를 일삼던 서하준(지수)은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고, 쉽게 사람을 믿지 않았던 김열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칠전팔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의 일을 자신의 일보다 더 걱정하는 연두의 진심이 통하기 시작한 것. 하준은 이런 연두에게 “오지랖 대마왕”이라고 하지만, 힐링 바이러스야말로 연두만이 가진 힘이었다. 명문 자사고의 ‘돌연변이’인 줄 알았던 연두는 서서히 학교와 아이들을 바꾸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보기 거북할 정도로 밉게 보였다. 수아를 이토록 벼랑으로 몰아넣은 것은 분명 어른들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을 가르치고, 진심보다는 스펙 쌓기를 가르쳤다. ‘발칙하게 고고’의 악역은 수아가 아니라 수아를 부추기는 어른들이었다. 이것이 바로 아무리 악행을 저질러도 수아가 밉지 않은 이유였다.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 수아도 겨우 열여덟 고등학생이었다. 엄마한테 혼나고, 미움받는 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평범한 소녀. 허나 어른들은 수아에게 고등학생 이상의 많은 것을 요구했다. 수아 역시 무리한 요구에 벅차고, 숨이 찼을 것. “그렇게 괴로우면 다 말해. 뭐든지 다, 숨겨둔 거 말이야.” 하동재(차학연/빅스 엔)의 진심어린 조언에도 나타나듯이, 수아는 홀로 괴로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수아가 답답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수아에게 달렸다. 세상은 어른들이 만들었지만, 수아의 세계는 수아가 만드는 것. 아이러니하지만, 수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내야지 척박한 세상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이 세 마디만 해도 애들은 무럭무럭 큰다.” 엄마, 아빠의 부재로 외로웠던 김열에게도, 성적에 시달리는 수아에게도, 따뜻한 관심이 필요할 뿐이었다. ‘발칙하게 고고’에선 강연두와 권수아를 통해 관심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 아래서 큰 연두는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의리 넘치는 아이로 자랐다. 반면 냉혹한 시선 아래서 큰 수아는 친구보다 경쟁이 우선인 외로운 아이로 자랐다. ‘발칙하게 고고’는 결코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었다. 연두와 수아, 극명한 두 사람을 통해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었다. 부디 ‘발칙하게 고고’의 메시지가 경쟁을 조장하는 어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수다포인트
– 열이, 너… ‘셜록’ 좀 봤나본데?
– 작은 USB를 부수기엔 수아는 너무 여리구나… 부럽다.
– 오랜만에 보는 동재와 연두의 ‘뚱딸(뚱뚱한 딸기 우유)!’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