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박선호
박선호
‘샤방샤방’, 무언가 밝고 예쁜 것을 칭할 때 쓰는 의태어. 신인 배우 앞에 자리했을 때 그 의미는 더욱 빛을 발한다. 처음 만난 박선호는 그야말로 ‘샤방샤방’한 배우였다.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순수한 열정이 깃들어 있었달까. 2013년에 데뷔해 2년 차가 된 박선호는 이제야 제대로 발걸음을 내딛게 된 듯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선호는 아이돌 가수 연습생을 거쳐 2013년 MBC ‘황금무지개’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웹드라마 ‘연애세포’의 주연을 거머쥐었다. 첫 주연작인 ‘연애세포’는 조회수 700만 건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신인으로서 꽤 성공적인 시작이었다. 이후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출연했고, 마침내 케이블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14’를 통해 ‘박선호’라는 세 글자를 알렸다.

“최장수 드라마 ‘막영애’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부담도 컸어요. 선배님들과 스태프 분들은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 오셨을 텐데. 새로 등장하는 인물로서 빨리 그 분들과 융화돼야겠다는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또, ‘막영애’는 오랜 시간 시청해주신 팬 분들이 많은 작품이잖아요. ‘막영애’의 마니아 팬 분들이 나를 좋게 봐주시길 바랬어요. 신인으로서 드라마에 누가 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이렇게 걱정이 많았는데, 벌써 드라마가 끝났네요. 아쉬울 뿐이에요. ‘막영애’를 통해 많이 배우고 느꼈어요. 선배님들에게 좋은 영향도 받았고. 선배님들이 늘 다정하게 대해주셨어요. 편하게 대해주신 덕분에 드라마가 끝나고 캠핑도 함께 다녀올 정도로 친해졌어요. 소중한 인연이 또 생긴 거죠. ‘막영애’는 여러모로 잊지 못할 작품이 됐어요.”

박선호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랜 기간 연습생 생활을 했던 터일까. 기회를 기다리는 법을 알았다. 차근차근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갈 뿐이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 스스로 마음을 다져가며 차분히 자신을 다스려왔다. 그런 박선호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와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데뷔작인 MBC ‘황금무지개’란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 박선호 인생의 첫 작품인 ‘황금무지개’는 그를 연기자의 길로 인도했다.

“항상 ‘나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열심히 하니까 잘 될 거야’라고 되뇌었어요. 힘들어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했어요. 점점 용기가 커지더라고요. ‘황금무지개’ 오디션도 갑자기 주어진 기회였어요. 도망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부딪쳤는데, 감독님이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았어요. 연습생으로 한 우물만 파다 ‘연기’라는 새로운 것을 만나게 된 거였어요. 촬영하다보니 배우라는 직업이 내 속에 깊게 자리 잡더라고요. 그렇게 연기를 택하게 됐어요. ‘황금무지개’가 아니었으면 연기라는 일에 매력을 못 느꼈겠죠? 날 ‘연기자’로 이끌어준 감독님께 감사할 따름이에요.”
박선호
박선호
이제 발을 뗀 만큼 하고 싶은 건 많았다. 박선호는 인터뷰 내내 “해보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내뱉었다. 그저 순수한 호기심일 줄 알았다. 허나 박선호는 “음식도 먹어본 놈이 안다”며 호기심이 가치 있는 경험으로 이어지길 바랬다. 다양한 역할과 연기를 소화해내는 배우에게 ‘경험’은 하나의 재산인 것. 이를 잘 알고 있던 박선호는 다양한 경험을 갈망했다. 든든한 재산과도 같은 ‘경험’을 쌓고, 활용함으로서, 배우로서의 성장을 꿈꿨다.

“아직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인지 마냥 새롭고 재밌어요.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드라마 한 작품에서도 여러 인물이 나오잖아요. 그만큼 연기할 수 있는 인물은 많아요. 죽기 전까지 다 못해볼 수도 있을 거예요. 저는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어요. 이런 작품, 저런 역할 거침없이 부딪치려해요. 사실 꿈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을 알아요.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 차근차근히 배우려고요. 아직까진 제가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즐거워요. 모든 게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어린 배우는 10년 후 어떤 색깔을 보여줄까. 박선호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의 미래가 어렴풋이 그려지기도 했다. 박선호의 강점인 성실함은 훗날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무기가 될 터.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 박선호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견고하게 구축할 것을 꿈꿨다.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특정한 이미지보다는, 어쩔 땐 구수하기도 하고, 허당인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망가지는 것도 좋아요. 내 연기에서 사람 냄새가 풀풀 풍겼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박선호는 앞으로 쉼 없이 달려가야 할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 속엔 미래에 대한 당찬 확신이 담겨져 있었다. “이제 시작이에요. 앞으로 정말 많은 경험을 하게 될 거고, 이런 저런 일도 부딪치겠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겠지만, 다시 일어서서 부딪칠 거에요. 제 스스로가 도전할 용기를 잃지 말았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선 항상 노력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한다는 걸 알아요. 계속 훈련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달리다보면 언젠가는 사람냄새 나는 연기자가 되어 있을 거라 믿어요.”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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