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KBS2 ‘발칙하게 고고’ 6회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강연두(정은지)는 사임 위기의 담임 교사 양태범(김지석)을 위해 비리 고발 방송 인터뷰에 응한다. 허나 곧 부모들의 권력에 의해 방송마저도 취소된다. 이에 교장, 학부모들은 ‘스펙몰아주기’ 내부 고발자로 밝혀진 태범을 학교에서 내쫓으려 한다. 불안해진 권수아(채수빈) 역시 태범을 내쫓기 위해 한재영(정해나)과 함께 태범이 ‘성추행’을 했다며 거짓말을 한다. 결국 태범은 교사직에서 사임되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재영은 연두와 함께 양심고백을 한다.

리뷰
비난의 화살 방향은 틀어졌다. 연두에게로 향하던 학생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이제는 태범에게 향했다. 태범은 연두가 당하던 일을 그대로 당했다. 수아의 거짓말로 태범은 이미 ‘성추행’ 교사가 돼 있었다. 태범이 추행을 했냐, 안 했냐의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스펙 몰아주기’에 연루된 교장과 학부모, 몇몇의 학생들은 불안의 싹인 태범을 내쫓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명분’을 찾는 교장과 학부모의 모습은 참 ‘치사’했다. 자신들의 약점을 지키려 한 명의 희생자를 만들었다. 또한, 수아의 음모는 어른들보다 더 ‘치사’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게다가 배운 행동을 응용한다. 수아는 어른들의 ‘치사함’을 배웠고, 그걸 응용해 ‘치사’한 음모를 꾸몄다. 수아는 그렇게 ‘치사한’ 어른들을 닮아 버렸다.

이제야 기획의도가 드러났다. “치어리딩은 응원하는 거야.” 12부작의 중반인 6회에 아이들의 본격적인 치어리딩이 그려졌다. 제작진들과 연기자들이 그렇게 외치던 ‘응원’이라는 진짜 주제가 표면 위로 드러났다. 아이들의 응원을 받는 첫 타자로 교사 양태범이 선택됐다. 아이들은 치어리딩을 통해 단합되고 즐거운 모습을 선보였다. 아이들의 모습은 ‘스펙 몰아주기’ 비리 문제로 내내 심각했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양태범과 시청자들 역시, 즐거워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발칙하게 고고’ 치어리딩 부가 전하는 응원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화려하고, 큰 명분이 있는 응원이 아니라, 소소하고 잠깐의 휴식이 될 수 있는 응원. 아이들의 ‘응원’을 통해 이제야 ‘발칙하게 고고’의 진가가 드러났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배우 이미도. ‘발칙하게 고고’에선 아이돌도, 어린 신인 배우들에게서도 ‘발연기’의 논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허나 연기파 배우라고 믿었던 이미도가 약간의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극 중 치어리더 강사 남정아로 분한 이미도는 과장된 행동과 말투로 ‘오그라듬’을 자아냈다. 물론 이미도의 과장된 표현은 남정아 캐릭터의 포인트라는 것을 알지만, 재미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재미와 ‘오그라듬’은 종이 한 장 차이. 이미도는 그 작은 차이를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도의 완벽한 치어리딩 동작처럼, 자연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주길 바란다.

수다포인트
– 치어리더복을 갖춰 입고, 공연을 펼치니 진짜 치어리더 같네요.
– “요즘 애들은 다 잘 생겼더라?” 그러게 말이에요.
– 힘내라, 동재(차학연)야.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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