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KBS2 ‘발칙하게 고고’ 5회 2015년 10월 19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단합대회를 떠난 아이들은 남정아(이미도)가 도착하기 전, 포도 주스를 가장한 술에 만취된 상태. 남정아는 ‘멘붕’에 빠지고 아이들을 기숙사로 돌려보내려 한다. 갑자기 권수아(채수빈)가 사라지고, 아이들은 힘을 합쳐 수아를 찾는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모두 학교로 돌아왔지만, 강연두(정은지)는 고민에 빠지고 만다. ‘과연 김열(이원근)과 키스했을까?’ 고민도 잠시, 학교 비리 내부 고발자가 담임교사 양태범(김지석)으로 밝혀졌고, 태범은 곧 사임 위기에 처한다. 연두는 자신을 믿어주는 태범을 위해 학교 비리 고발 인터뷰에 응한다.

리뷰
오랫동안 곪아있던 문제들이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드러난 문제는 수아의 불안한 심리상태였다. 부모님의 심한 성적 압박에 수아는 극도로 내몰려졌다. 게다가 과거 절친이었던 친구는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고작 열여덟 살이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불안함에 둘러 쌓여있었다. 4~5회에 걸쳐 취중진담으로 꺼낸 수아의 속내는, 그동안 담아왔던 불안감이 곧 폭발한다는 예고로 보여졌다. 수아의 문제만 곪아있던 게 아니었다. 학교 역시 그동안 ‘눈 가리고 아웅’ 했던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학교는 오랫동안 스펙 몰아주기, 촌지, 사교육 조장 등 각종 비리들을 일삼아왔다. 수많은 문제들이 연두로 인해 우연찮게 표면으로 나왔지만, 학교의 어른들은 다시 한 번 진실을 가리려 했다. 그로인한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학교와 고발 PD 싸움에 ‘등 터진 새우’처럼 보였다. 문제의 주체가 되기도,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애매한 입장에 놓여지기도 하는 학생들. 학생들은 언제까지 고통 받아야 할 것인가.

‘내부 고발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예상대로 연두의 아군인 담임교사 양태범. 늘 연두가 곤경에 처했을 적, 멋진 타이밍으로 도와준 아군 중의 아군이었다. 늘 앞장서는 연두를 말리며 몸을 사리는 척 했지만, 자신은 정체를 숨긴 채 문제 개선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 서 있었다. “너 하나 이런다고 안 달라져”라는 자신의 말과는 달리, 양태범은 홀로 싸워왔고, 앞으로도 홀로 싸울 예정이었다. 허나 강연두는 “무조건 자신을 믿어주는 어른”을 저버릴 아이는 아니었다. 연두는 비리 고발 인터뷰에 응하며, 태범과 함께 싸움에 동참했다. 이제는 ‘하나’가 아닌, 둘이 됐다. 앞으로 싸움에 동참할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각각 학생 대표, 교사 대표 정의의 사도인 강연두와 양태범이 학교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이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김열은 아버지와의 깊은 감정의 골이 있었고, 서하준(지수)은 아버지께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다. 하동재(차학연)는 신체접촉장애로 괴로워했으며, 연두는 치어리딩을 위해 발목 부상을 숨겨야 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완 시인의 시처럼, 아이들은 자신이 당면한 문제에 세차게 흔들리면서도 꽃을 피워나가기 시작했다. 의도치 않게 하나가 됐던 단합대회로,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게 된 계기로 “무엇이든 함께할 수 있는 친구”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에 시청자 역시 미소 지었다. 변화는 아직까지 작았다. 허나 변화가 커질 시간은 많았다. 앞으로 본격적인 치어리딩이 시작된 후, 아이들은 더 큰 문제에 당면하게 될 수도 있다. 거센 흔들림 속에서도 아이들이 어떤 꽃을 피워낼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수다포인트
– 이원근 씨, 그렇게 미소 지으면 제 심장이 두근두근합니다.
– 동재야, 연두가 거절한 딸기우유는 나에게 줄 수 있겠니? 당이 부족해서…
– 깨알같은 ‘72초 드라마’ 패러디. “그러니까 나는 어제, 포도 주스로 착각해서 술을 마셨고…”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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