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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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My name is 이재준. 있을 재(在)에 깊을 준(濬). ‘깊음이 있다’라는 의미다. 할아버지가 작명소에서 지어오셨다.(웃음)

1990년 10월 20일에 태어났다.

키가 188cm다. 어머니 DNA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와 정동진에 가서 조개 잡고-밥 먹고-축구하며 일주일 정도 지냈는데, 그때 키가 10cm 훌쩍 자랐다.

태권도 공인 3단이다. 중학교 때 태권도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선수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셔서 아쉽게 그만뒀다. 중3 말에는 모델 제의를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역시 반대하셨다. “대학 들어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웃음)

세종대 무용과를 나왔다. 전공은 발레. 원래 발레하는 남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여성스러울 거라는 선입견이. 그러다가 고2때 미하엘 바리시니코프 주연의 영화 ‘백야’를 보고 ‘발레 하는 남자도 섹시하고 멋있을 수 있구나’ 깨달았다.

마침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입시를 준비했는데, 계원예고 동기 어머니가 “발레로 유연성과 라인을 만들어 놓으면 좋다”며 “딸과 함께 한 달 정도 해 보라”고 제안을 하셨다. 그렇게 발레를 접했는데, 학원 원장님과 친분이 있는 발레리노 형이 “발레를 제대로 해 볼 생각이 없냐”고 유혹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웃음)

뭐든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발레도 스트레칭을 하는 첫 날, 180도 다리 찢기를 했다.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발레를 쉬어야 했다. 그때 과거 꿈꿨었던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

리더십이 좋은 것인지, 장 욕심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릴 때 전교회장을 했다. 중학교 때까지 쭉 반장이었고…그러고 보니 대학교 때는 학생회장이었다.(웃음) 이끄는 스타일은 아닌데,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끌려 다니는 것보다 이끄는 게 낫다’는 주의다.

tvN ‘연예조작단 : 시라노’(2013)를 통해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었다.

‘눈빛’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처음 모델 화보를 찍었을 때도 ‘배우 해야 하는 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영화 ‘야간비행’ 이송희일 감독님도 “아이라인(눈빛과 눈매)이 좋다”고 하셨다.

첫 영화 ‘야간비행’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갔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가는 구나’했다.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던 거다. 여러 선배님들이 “평생 연기해도 못 가는 배우가 많은데 첫 영화로 간다”고 축하해 주셨다. 그때 비로소 내가 굉장한 행운이었다는 걸 알았다. 베를린 영화제에 다녀오고 나서 칸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도 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야간비행’을 찍기 전까지 외로움을 느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캐스팅이 된 후 영화 속 기웅처럼 외로움을 느껴보려고 일부러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고시원에서 자고, 혼자 술도 마셨다. 그러면서 조금씩 캐릭터에 다가갔다.

화면과 실물이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머리 스타일 영향이 크다. 앞머리를 올리고 다니다가 하루는 내렸는데, 매니저 형도 나인 줄 모르고 스쳐 지나간 일이 있다.(웃음) 앞머리를 내리면 순해 보이고, 올리면 남자다워 보인다고 하더라.

Mnet 드라마 ‘더러버’에서 다시 한 번 ‘남남케미’다. 조만간 영화 ‘뷰티인사이드’로 찾아뵐 것 같다.

조니 뎁처럼 한 장르에 국한되기 보다는 여러 장르를 오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야간비행’을 찍고 나서 유럽 여행을 한 달 반 정도 다녀왔다. 원래는 친구 집에서 2주 정도 머무르는 일정이었는데, 혼자 해외 모델 에이전시를 구해서 패션쇼를 하고 돌아왔다. 아, 이건 처음 하는 얘기다.

일부러 비밀로 한 것은 아니다. 차근차근 밟아서 더 잘 되면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일단, 배우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후 할리우드 문을 두드리고 싶다. 그때 해외에서의 모델 활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고 있다.

야망이 많은 남자라고? 하하하하.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백마?’ 내가 백마 띠이기도 하고, 아직은 땅을 열심히 기어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 하늘을 나는 백마가 되고 싶다.(웃음)

정시우 siwoorain@
사진. 구혜정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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