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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tvN ‘삼시세끼’가 여운이 있는 엔딩으로 마지막을 맞았다.

19일 방송한 ‘삼시세끼’ 마지막회는 이서진, 옥택연과 게스트로 등장한 이승기, 김광규, 윤여정, 최화정이 강원도 정선 옥순봉에 위치한 집에서 함꼐 연말 파티를 하는 장면을 담으며 마무리했다. 두 명의 집주인과 게스트들은 만두를 빚어 먹고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3개월여에 걸친 농촌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밥먹고 설거지하고 읍내가고 게스트들과 밥을 차려 먹는’ 내용이 전부인 이 프로그램은 매회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12일 방송분의 경우 9%를 넘어서는 등 잔잔한 내용과는 달리 폭발력있는 반응을 일으키며 예능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매 회 이어진 이서진의 불평처럼 ‘밥 짓고 먹는 프로그램이 되겠냐’는 기우를 뒤로 하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삼시세끼’만의 힘과 철학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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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괜찮다


“앞으로의 예능 프로그램은 ‘인간극장’같은 형태가 될 지도 모르겠다” ‘삼시세끼’를 기획한 나영석 PD가 한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점차 사실성을 강조하는 관찰 예능이 방송가 대세로 자리하면서, 예능물은 보다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을 보여준 것. 이같은 생각을 반영하듯 ‘삼시세끼’의 가장 큰 힘은 있는 그대로를 담은 자연스러움의 미학이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두 주요인물을 살펴보면, 이서진은 불평 많고 종종 독설도 서슴지않지만 따스한 인간미와 섬세한 배려심, 보조개에서 피어나듯 아이같은 천진함을 지녔다. 옥택연은 ‘엄친아’라는 기존 이미지보다는 허당기 있고 우직하며 앞뒤 가리고 재지 않는 순박함이 엿보인다.

두 사람의 이런 본연의 특성은 인공적인 설정이나 스토리텔링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와 밥짓기, 장보기 등에서 고스란히 드러났고 그런 솔직함의 힘은 시청자들에게 직설적으로 가 닿았다. 게스트들과의 호흡에서도 그랬다. 함께 하룻밤을 보내며 보여지는 본연의 특성과 캐릭터는 꾸밈 없는 진솔함으로 다가오면서 매력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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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함을 포착하는 부지런한 제작진의 힘

이런 솔직함 속의 매력이 공짜로 얻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밥짓고 집안일하고 수수베는 게 전부’인 프로그램의 진가를 십분 전달하기 위해 제작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였다. 이서진, 옥택연을 비롯, 게스트들의 작은 손짓, 말투, 움직임 하나 하나를 세밀히 포착해 나름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캐릭터를 뽑아내는 제작진의 힘은 어느 관찰예능보다 섬세하고 탁월했다.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프로그램 속 인물들의 호흡과 분위기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잡아낸 것.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위트 넘치는 자막도 빠질 수 없는 재미 요소였다. ‘농촌’ ‘밥’ ‘수수’ 등의 키워드를 연결시켜 노예 생활과 ‘빚’이라는 이야기를 뽑아내고 꼬리 치는 강아지와 염소 등 동물들의 움직임도 있는 그대로 포착해 나름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힘은 ‘삼시세끼’ 제작진만의 2% 다른 노하우와 노력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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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커다란 위로


그러나 무엇보다 이런 스토리텔링의 밑바탕에 깔려 있던 주제는 ‘자연과 그에 따르는 삶이 주는 커다란 위로’였다. ‘옥순봉의 전설’을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산과 계곡이 접해 있는 강원도 정선 마을의 경치는 대자연이 주는 경외심에 머리를 숙이게 했다. 게스트로 출연한 김영철, 김광규가 집 앞 계곡에 스스럼없이 뛰어드는 모습은 자연 그 자체를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여기에 매일같이 불을 피우고 쌀을 씻고 텃밭의 작물로 반찬을 만드는 등 한 끼 밥을 차리기 위해 겪는 수고로움은 ‘먹고 살 위해 일하는지, 일하기 위해 먹고 사는지’가 헷갈린다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으로 자리했다.

그동안 그저 배경으로 자리했던 자연이 지닌 본래의 힘을 전면적으로 앞으로 끌어온 프로그램 콘셉트가 빛을 발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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