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비밀의 문’ 방송 화면 캡처
SBS ‘비밀의 문’ 방송 화면 캡처
SBS ‘비밀의 문’ 방송 화면 캡처

SBS ‘비밀의 문’ 4회 2014년 9월 30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신흥복(서준영)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지담(김유정)은 몰래 입궐을 하고, 동궁전을 찾다가 혜경궁 홍씨(박은빈)와 마주치게 된다. 동궁전에 숨어들어 몸을 피한 지담은 이선에게 흥복의 죽음과 관련된 의문점을 털어놓는다. 그 시각 사건의 열쇠를 쥔 허정운(최재환)은 김택(김창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고, 진실에 한 발짝 가까이 한 이선은 지담과 비밀수사를 시작한다. 영조(한석규)는 김택의 제안을 받아들여 홍계희(장현성)를 요직에 앉히려 하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이선은 영조와 대립각을 세운다.

리뷰
진실에서 화해까지는 여전히 멀다. 진실과 화해 사이가 복잡한 것은 개인 차원의 화해와 국가 차원의 화해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비밀의 문’이 다루고 있는 영조와 이선의 이야기는 이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한다. 전자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이며, 후자는 ‘비밀의 문’이 이선이라는 인물에 역사 왜곡에 가까운 설정을 하면서까지 보여주고자 한 현실감 가득한 혹세무민(惑世誣民)이다.

전자부터 살펴보면, 어느덧 이야기는 4회에 접어들었건만 이선만 ‘진실’을 모르고 있다. 맹의가 상징하는 영조의 왕의 즉위와 관련된 의문점은 어느 정도 실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선은 이제야 흥복의 죽음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보게 된 형국이다. ‘비밀의 문’을 열어젖힐 영조와 이선의 갈등은 어느 시점부터 본격화될까.

‘비밀의 문’은 초반부의 느슨한 전개를 채우기 위해, 지담을 투입해 돌연 추리게임을 시작한다. 애석하게도 결과는 신통찮다. 이미 시청자가 가진 정보량이 이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터라, 추리 과정에 발생해야 할 긴장감은 크지 않다. 이후 ‘비밀의 문’은 박문수(이원종)와 나철주(김민종)의 관계가 비중 있게 다루며 새로운 갈등을 빚어내려 했으나,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녹아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듯하다.

개인의 화해보다 ‘비밀의 문’이 더 힘을 쏟고 있는 건, 바로 오늘날의 현실을 빼다 박은 사회적인 메시지다. 헌데 그 표현의 정도가 꽤 노골적이다.

지담이 흥복의 죽음과 관련해 증인을 자처하려 하자 운심(박효주)는 지담을 만류하며 말한다, “너 같은 사람 한 명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어”라고. 이때 지담은 “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반전이 필요하다”며 궁으로의 잠입을 강행한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앞서 노론과 소론이 신흥복 사건의 수사권을 놓고 대립하던 것도 그렇지만, 이선이 세자의 신분으로 직접 사건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뛰는 것도 인상적이다. 무너진 정치부터, “권력은 칼”이라고 외치는 군왕 영조와 김택의 야합까지. 이 과정에서 이선은 자연스레 혹세무민을 벗겨낼 영웅으로 그려진다. 상당히 강한 상징성이 읽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판을 벌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다음이 문제다. ‘비밀의 문’을 놓고 시청자의 평이 갈리고 있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터. ‘비밀의 문’은 초반부 강한 메시지에 힘입어 끌고 나갔다. 하지만 드라마적으로 흡입력 있는 무언가를 보여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작품이 맹의와 의궤살인사건에 얽힌 비밀을 ?아가는 형식이기에, 배우의 연기력이 아닌 극 자체의 흡입력은 필수적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묵직했던 초반부를 지나 또 다른 폭발점을 가져갈 수 있을까. 아마도 영조와 이선의 갈등이 표면에 떠오른 다음 이야기부터가 작품의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듯하다.

수다 포인트
– “연꽃이 아닌 잉어가 돼라”는 김택의 말에 번뜩이는 영조의 눈빛. 역시 연기 고수답습니다.
– 제훈 씨의 꿀 복근에 감탄했습니다. 군대에서 만드셨나요?
– 저라도 아들이 밥상을 뒤엎으면 영조처럼 화가 날 듯.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SBS ‘비밀의 문’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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