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히든트랙》
블랙핑크 제니, 美 드라마 '디 아이돌'로 드라마 데뷔
선정적 댄스 연기에 '충격적' 반응
동양 여성 향한 그릇된 가치관 반영?
제니의 도전정신만큼 '숭고'하진 못했던 작품성
블랙핑크 제니. / 사진=텐아시아DB
블랙핑크 제니.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귀여우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블랙핑크 제니가 '충격과 공포'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미국 HBO '디 아이돌'로 드라마에 데뷔하게 된 제니의 시청하기 '난감'한 연기 때문이다.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하는 극 중 '19금 댄스' 때문. '인간 샤넬'이라고 불릴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제니에게 드라마 출연은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제니가 출연한 '디 아이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배경으로 인기 팝 아이돌 스타가 몸담은 연예계에서 벌어진 일을 그리는 드라마. 제니는 주인공 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 역할로 출연했다.
사진='더 아이돌' 영상 캡처
사진='더 아이돌' 영상 캡처
최근 방송된 1회에서 제니는 10분가량 짧게 등장한다. '글로벌스타'지만 드라마계에선 '신인'인 제니기에 출연 분량은 적은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짧은 등장에 '파격적 연기'는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제니는 엉덩이 라인이 드러나는 짧고 타이트한 숏팬츠를 입고 남성 댄스들과 무아지경 춤을 춘다. 게슴츠레 눈을 뜬 채 마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는 사랑스럽고 고급스러운 제니의 기존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것. 제니의 재능이 드라마 데뷔작에서 성적으로 소비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쌓아둔 이미지는 어디 가고 저급해 보인다", "제니를 이렇게 굴려도 되는 거냐", "안 찍는 게 나았을 것 같다" 등 댓글로 당혹감을 드러냈다.

동양 여성에 대한 서양인의 그릇된 시선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동양 여성이 성적 매력으로 남성을 유혹해서 이득을 취한다는 왜곡된 오리엔탈리즘이 반영됐다는 것. 극 중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제니를 향한 시선이 우러르는 눈빛보다 얕잡아 보는 눈빛으로도 보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멋진 아티스트로서 제니보다 관능적 여성으로 봤다는 것이다.
'디 아이돌'로 칸영화제에 참석한 제니. / 사진=샤넬 공식 온라인 채널
'디 아이돌'로 칸영화제에 참석한 제니. / 사진=샤넬 공식 온라인 채널
해외에서는 제니가 출연했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보게 됐다는 시청자도 많다. 미국 뉴욕타임즈 역시 ''더 아이돌'을 보게 된 유일한 이유는 블랙핑크 제니'라는 기사로 제니의 드라마 데뷔를 주목하기도 했다. 제니의 글로벌 인기가 '시청자 동원'에는 기여했다는 방증이다. 한편으로는 제니의 인기가 화제성몰이에 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업계에 따르면 제니는 드라마 데뷔에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한다. 제니는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용감해질 기회였다"며 "연기 경험이 없기 때문에 확실히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나를 위해 벽을 부수는 것 같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수로서 톱의 자리에 오른 제니의 새로운 도전은 아름다웠지만 연기자로서도 커리어도 쌓고 싶다면 도전정신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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