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화요일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tvN 토일 드라마 '일타 스캔들' 속 배우 전도연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전도연이 돌아왔다. 고등학생 딸의 엄마이자, 핸드볼 전 국가대표 선수 남행선으로.

극 중에서 남행선은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언니가 낳은 딸을 키우는 반찬가게 사장이다. 가슴으로 낳은 딸의 입시 학원 등록을 위해 아침 달리기를 마다하지 않고, 전교 1등 했다는 소식엔 날아갈 듯 기뻐한다. 천생 오지랖을 타고났지만, 불편하기보다는 따뜻하다. 자폐를 앓고 있는 남동생과 언니의 딸을 제 딸처럼 키우는 현실이 팍팍할 법도 한데 씩씩하고 긍정적이다.
이런 남행선을 전도연은 완벽하게 제 것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딸을 키우고 있는 쉰 살의 전도연에게 남행선 캐릭터는 반갑지 않았을까 싶다. 전도연은 헤어스타일부터 패션, 말투 등을 전형적인 '엄마'의 모습으로 세팅했다. 실제로는 아이를 낳지 않은 싱글 설정이지만 겉으론 다른 엄마들과 비교해 튀지 않는다. 오히려 반찬 가게를 하기 때문에, 화장도 진하게 않다. 해이 친구 엄마들과 최치열, 그리고 시청자들에게도 '엄마'의 모습으로 비쳤다.

여기에 최치열이 고시 공부하던 시절, 남행선의 엄마 식당에서 주는 따뜻한 밥을 먹었다는 설정이 더해져 얼개를 촘촘히 짰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 최치열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줬던 식당 주인이 남행선의 엄마였고,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최치열이 남행선의 도시락에 편안함을 느낀다는 서사는 전도연이 그려낸 밝고 맑은 남행선의 얼굴과 겹쳐졌고,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은 정점에 오른 배우다. 그럼에도 쉼 없이 변주하는 얼굴을 선보이며 대중을 만나는 그의 귀환이 반갑고 또 기대된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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