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인, SNS로 대리 출산 전시
여성의 신체 도구화하는 윤리적 범죄
'돈'이면 아기도 구매하는 천박한 자본주의 끝판왕
패리스 힐튼, 리키 마틴, 킴 카다시안
패리스 힐튼, 리키 마틴, 킴 카다시안
≪우빈의 셀러브리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해외 셀러브리티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셀러브리티들 핫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날 선 시각으로 전해드립니다.


미국 유명인들이 대리모로 대리 출산을 한 뒤 SNS에 전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대리모는 부부가 다른 여성의 자궁을 계약·대여·매매해 수정란을 이식하고, 임신 및 분만을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동성애자 커플은 자신들의 정자만 제공해 아이를 얻는다.

한국은 대리 출산이 불법이지만 미국 일부 주에선 합법이다. 미국에선 대리 출산을 옵션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미국 내에서도 대리모가 여성의 몸을 도구로 본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으나, 스타들의 대리 출산 전시로 인해 묵살되고 있다.

임신과 출산을 돈으로 거래하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다. 장기매매와 다를 것 없는 대리 출산을 유행처럼 따르는 이들. 윤리적 범죄를 죄의식 없이 행하면서도 대가를 지불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패리스힐튼
패리스힐튼
최근 미국 셀럽이자 힐튼 호텔 상속자 패리스 힐튼이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 패리스 힐튼은 아기의 손을 쥔 사진을 올리고 "우리 아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고 적었다.

패리스 힐튼뿐만 아니라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얻었다.
니콜 키드먼, 프리앙카 초프라-닉 조나스
니콜 키드먼, 프리앙카 초프라-닉 조나스
제시카 차스테인은 두 명의 아이 모두 대리모를 통해 얻었고 '미녀삼총사'로 익숙한 루시 리우와 카메론 디아즈도 대리모로 아이를 안았다.

모델 타이라 뱅크스와 나오미 캠벨도 2016년과 2021년 대리모로 아기를 받았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대리모로 쌍둥이를 얻었고 킴 카다시안, 칸예 저 부부는 셋째와 넷째를 대리모를 통했다. 니콜 키드먼과 키스 어번 부부는 2011년 대리모로 둘째 딸을 얻었고 프리앙카 초프라와 닉 조나스 부부도 2022년 대리모를 고용해 딸을 낳았다.
리키 마틴, 엘튼 존, 레벨 윌슨
리키 마틴, 엘튼 존, 레벨 윌슨
동성애자 커플도 대리모 출산으로 자녀를 얻는다. 엘튼 존은 대리모로 두 아들을 얻었고 리키 마틴은 대리모를 통해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레벨 윌슨도 대리모를 통해 딸을 얻었다.

조니뎁과 이혼한 앰버 허드는 정자를 제공받고 대리모를 고용해 딸을 안았다. 그는 대리모 출산에 대해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갖고 싶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앰버 허드
앰버 허드
미국 외에도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멕시코, 러시아는 상업적 대리모(대리모에 금전적 대가를 지불) 행위를 허용한다. 캄보디아, 인도, 멕시코, 네팔, 태국에서는 해당 국가 비거주자를 위한 대리모 행위는 금지다. 영국도 상업적 대리모가 불법이지만 대리모 행위에 대한 비용을 받는 건 불법이 아니다.

대리모는 가족이라는 허울 좋은 변명에 쌓인 인신매매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 인간이 아니라 아기를 낳는 기계로 착취하는 행위일 뿐이다.

'대리모 같은 소리'의 저자 레나트 클라인은 "대리모는 아이를 사랑 혹은 돈을 이유로 그를 기른 생모로부터 떼어놓는 행위이며 어떤 동의나 선택을 들먹인다 해도 이것은 여성의 신체 완전성에 대한 침해다"라고 지적한다.

대리 출산 뒤 수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스타들의 전시로 인해 '아기'와 '가족'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노골적으로 여성의 몸을 착취하고 대가를 지불했으니 괜찮단다. 천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인권의 추락. 이 끔찍하고 슬픈 일이 대놓고 전시되고 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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