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영 대표, 이승기 /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 이승기 / 후크엔터테인먼트
이승기과 후크엔터테인먼트 사태의 중심은 '음원 수익 정산'이었다. 이승기는 몰라서 받지 못했던 음원료를 정산받기 위해 소송을 걸었고, 이 소송에서 시작된 후크 사태는 권진영 대표의 횡령·배임으로 번졌다. 여기까지는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 책임져야 할 불법 행위다.

어느 순간부터 음원 정산 논쟁은 사라지고 권진영 대표 개인이 털리고 있다. 권진영이 이승기와 관련된 의혹을 인정하며 "개인 재산을 처분해 책임지겠다"고 말한 다음부터다. 이승기가 빠지니 권진영의 사생활이 파헤쳐졌다.

권진영 대표는 분명 잘못했다. 이승기는 돈도 돈이지만 권진영 대표를 신뢰했던 시간을 부정당한 고통에 시달렸을 터다. 그렇기에 권진영 대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고 법정에 서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권진영 대표가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해서 모든 행위를 죄로 몰아가선 안 된다. 드러난 혐의는 음원 수익의 발생 사실을 고의로 숨겼고, 정확한 내역과 근거에 따른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횡령 배임이다.

최근 권진영 대표는 약과 수면제를 불법으로 대리로 처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BS 연예 뉴스는 '후크엔터 권진영 대표, 2년간 직원에게 '수상한 약 심부름'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권진영 대표의 대리처방 행위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후크' 이승기, 정산 문제 간데 없고 '반신마비' 권진영만 남았다[TEN스타필드]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주장을 바로 반박했다. 그 과정에서 권진영 대표의 장애도 공개됐다. 권진영 대표는 2015년 뇌경색, 일명 풍을 맞아 심한 편마비가 와 현재 왼손을 거의 쓰지 못하는 상태다. 관계자들은 텐아시아에 권진영 대표가 일상생활에서도 보조인을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고 증언했다. 권진영 대표의 측근은 그가 왼쪽 근육의 경직 등으로 현재도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역시 권진영 대표의 왼쪽 마비를 인정하면서 "권진영 대표는 의료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대리처방을 받을 수 있는 자이고, 특히 한시적으로 대리수령자의 범위가 확대되어 지인을 통한 대리처방도 받을 수 있는 자"라고 설명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리 처방받았고 위법과 불법 행위를 없다는 입장. 수면제 역시 의사의 허락과 관련된 법령에 따라 대리로 처방받았다고 했다. 약을 결제할 때 개인의 카드가 아니라 법인카드로 결제한 부분은 인정했다.

후크 엔터테인먼트는 "권진영 대표는 그간의 논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리며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적법하게 이루어진 일조차 단지 권진영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는 것은 과도한 것이며 권진영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인권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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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와의 싸움은 권진영 대표와 개인의 다툼이었다. 이승기는 받지 못한 돈을 내놓으라고 했고, 권진영 대표는 미정산된 음원료를 지급하겠다고 했으니 합의하고 돈을 지불한 뒤 이를 공식화하면 끝이다.

횡령 배임은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 법의 영역이다. 검찰이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압수 수색을 한 이상 횡령과 배임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니 횡령 배임 혐의는 검찰이 밝혀낼 것이고 기소하면 권진영 대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죗값을 치르면 된다.

소속 가수를 속이고 줘야 할 돈을 주지 않은 것, 회삿돈을 횡령한 것 등은 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서 분명 잘못한 행위다. 하지만 카카오톡 대화방과 직원들의 증언만으로 의혹을 혐의로 확정짓기엔 과한 처사다. 권진영 대표는 이를 해명하기 위해 자신이 '반신마비'임을 밝혀야했다. 음원 수익 미정산과 횡령 배임을 제외한 의혹에 대해선 잘잘못이 밝혀진 뒤 비난해도 늦지 않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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