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춘 캐릭터가 공중파에…'유해한 콘텐츠'가 불러온 저급화[TEN스타필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미디어는 대중보다 반 발자국 앞서갔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알았고 시대를 흐름을 읽었다. 하지만 방송 권력이라는 건 옛말이 됐다. 방송사가 스스로 품격을 깎았기 때문.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대중의 취향을 분석하는 건 전보다 어려워졌다. 유튜브와 OTT가 등장하면서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는 방송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유튜브·틱톡 같은 플랫폼, OTT와 공영방송의 품위는 다르다.

도덕관념은 방송사와 플랫폼과의 차이다. 이용자의 눈에 들기 위해 더 이상하고 더 자극적이게 콘텐츠를 생산하는 플랫폼과 달리 방송사는 오래전부터 드라마, 예능, 시사 등으로 유행을 만들어왔다. 특히 양질의 방송 서비스로 시청자의 공익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방송은 선을 넘었다. 대중과 방송사가 함께 그어놓은 도덕과 상식의 선을. 당장의 결과를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하고 논란이 되려 한다. 부정적 이슈여도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얻을 수 있다면 부도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만남을 '사랑'으로 포장하고 미성년자의 임신·출산을 별것 아닌 것처럼 다룬다.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는 걸 우울증으로 감싸기도 하고 재혼한 아내를 두고 이혼한 전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다는 남자의 죄를 실수로 품는다.
日 매춘 캐릭터가 공중파에…'유해한 콘텐츠'가 불러온 저급화[TEN스타필드]
더 큰 문제는 유튜브에서나 허락된 콘텐츠를 가져온다는 것.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다나카상이라는 부캐릭터로 활동 중인 개그맨 김경욱이 출연했다. 다나카는 '일본 호스트바 출신' 콘셉트다.

호스트바는 술 시중을 드는 남자 종업원을 두고 영업하는 술집. 김경욱의 다나카는 몸을 파는 매춘 남성 캐릭터다. 호스트바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합한' 단어로 뜬다. 유해한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일본 매춘 남성 캐릭터인 다나카(김경욱)는 저급한 설정이다. '창남의 희화화'가 결코 높은 수준의 개그가 아니니까. 웃음 포인트는 성(性)이다. 일본말과 비속어를 섞으며 말을 하고 일본 포르노 배우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찍는다. 캐릭터에 충실하게 아버지도 매춘하고 있다며 낄낄대고 웃는다.
日 매춘 캐릭터가 공중파에…'유해한 콘텐츠'가 불러온 저급화[TEN스타필드]
저마다 상식의 선이 다르니 일본 매춘남 콘셉트를 소비할 수 있다. 웃음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다나카를 보고 웃는 사람도,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유튜브는 선택이기 때문에 안 맞으면 안 보면 그만이다.

트렌드를 쫓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다고 해서 유해성을 고려하지 않고 방송해도 되는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 매춘 남성 캐릭터가 과연 웃긴다는 이유로 소비할 콘텐츠인가. 일본 호스트바는 국내에서 친근해져야 할 콘텐츠가 아니다.

아무리 TV와 유튜브의 경계가 없다고 해도 기준과 역할이 있는 법. 유튜브는 격에 대한 기준이 없으니 고급스럽지 않아도 된다. 자극에 익숙해져 정상적이지 않을수록 눈길을 끄니까. MBC는 공영방송이다. 아닌 건 거르고, 의미 있는 걸 방송할 의무가 있는 문화방송.

지상파 방송은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 편성의 주체가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인 방송. TV를 가진 모든 국민들이 특별 부담금이라는 명목하에 매월 수신료를 의무적으로 내고 있는 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이 사회적 책임을 져버린다면 더는 존경받기 어렵다. 방송법 1조는 법의 목적을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시청률 압박에 시달리는 제작진은 화제성이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래도 공적책임과 공공복리라는 공영 방송의 기본 전제가 흔들려선 곤란하다. 언론고시로 일컬어지는 어려운 방송국 시험을 통과한 엘리트들이 유튜브나 기웃 거리는 모습은 조금 서글프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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