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 멈춘 월드컵 응원송, '오 필승 코리아'에 더해진 BTS 정국의 '드리머스' [TEN스타필드]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월드컵 응원가가 사라졌다. '월드컵 응원송'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은 조수미의 '챔피언' '오 필승 코리아'(2002) 'Reds Go Together'(2006) '승리를 위하여'(2006) '승리의 함성'(2010).

4년마다 거리엔 어김없이 '붉은 악마'들이 등장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 응원곡은 12년 전에서 끝났다. 물론 새로운 월드컵이 시작될 때 마다 공식 주제가도 나오고 월드컵 특수와 맞물려 나온 노래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며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2002 한일월드컵은 특별한 해였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번째 월드컵이기도 했고 태극 전사들이 매 경기 기적을 쓰면서 4강 신화를 이뤘다. 전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열광하고 환호했다. 미쳐있던 시절의 우리였다.
오 필승 코리아 앨범 재킷
오 필승 코리아 앨범 재킷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엔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첫 승을 거뒀다. 그때 발매됐던 버즈의 'Reds Go Together'와 트랜스픽션의 '승리를 위하여'도 큰 사랑을 받았다. '승리를 위하여'는 '오 필승 코리아'와 함께 축구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와 국제 대회에서 애창되는 주요 응원가다.
승리를 위하여 앨범 재킷
승리를 위하여 앨범 재킷
이때는 배우 김수로가 알린 '꼭짓점 댄스' 열풍도 대단했다. 이 춤은 모든 예능에 등장했고 초·중·고등학교, 중소기업, 군부대, 유치원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꼭짓점 댄스 추는 바람에 공식 응원 댄스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앞선 두 대회에서 대표팀의 선전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새로운 응원가들이 쏟아졌다. 트랜스픽션과 빅뱅이 함께한 '승리의 함성'을 비롯해 슈퍼주니어, 카라, 티아라 등 많은 아이돌이 월드컵을 위한 응원송을 발표했다. '국민 남매' 이승기와 김연아도 함께 노래를 발표했다.
승리의 함성 앨범 재킷
승리의 함성 앨범 재킷
2010년 이후엔 그때 그 시절의 거품이 빠졌다. 월드컵 전후로 퍼부었던 월드컵 마케팅의 크기는 작아졌고, 방송국도 예전처럼 특집 방송을 만들거나 크게 공을 들이진 않는다. 시차 때문에 한국 경기가 새벽에 방송된 탓도 있고 대표팀의 부진과 예선 탈락으로 월드컵 열기가 식으면서 관심과 기대치가 낮아진 것.

이후로도 월드컵 특수를 노린 응원가는 더 많이 쏟아졌다. 하지만 붉은 악마들에겐 새로움보다 승리의 영광이 중요했다. 축구에 미쳤던 젊은 날, 얼싸안고 승리를 만끽했던 짜릿한 날, 목이 터져라 응원해도 괜찮았던 뜨거운 날을 소환하고 싶었다.

세련된 응원가가 나와도 '아리랑'으로 시작해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고 '승리를 위하여'와 '승리의 함성'으로 이어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의 첫 경기인 '대한민국 vs 우루과이'전도 다르지 않았다.
20년 전에 멈춘 월드컵 응원송, '오 필승 코리아'에 더해진 BTS 정국의 '드리머스' [TEN스타필드]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이전 경기들과 조금 다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월드컵 공식 사운드 트랙인 '드리머스(Dreamers)'를 불렀기 때문. 한국 가수가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른 건 정국이 최초. 정국은 개막식 무대에도 올라 '드리머스' 공연을 선보였다.

'드리머스'는 발매 직후 세계 음원 차트를 강타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아이튠즈에선 발매 13시간 만에 총 102개 국가 톱 송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아이튠즈 차트에선 월드컵 사운드 트랙 중 최단 시간인 2시간 11분 만에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음악은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월드컵 응원가가 나오지 않아도 같은 마음으로 한국을 응원한다. 게다가 정국이 글로벌 축구 축제의 중심에서 공연을 펼친 덕분에 자부심에 한껏 취한 지금이다. 광화문 거리 응원과 더불어 다시 뜨거워진 월드컵 열기. 20년 전 노래면 어떠한가. 모든 국민이 '오 필승 코리아'을 외치고 있는데.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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