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 발병…"새우처럼 굽어져"
"난 혼외자..9살부터 홀로 생활"
가족에 대한 책임감, 역경 이겨낸 이유
개그맨 김시덕 / 사진=김시덕 인스타그램
개그맨 김시덕 / 사진=김시덕 인스타그램


개그맨 김시덕이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희귀병 치료를 위해 잠시 떠났던 연예계. 본 적 없는 부모님의 빚부터 난치 질환까지. 그의 다사다난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김시덕은 지난 2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리한 닥터M'에 출연했다. 이날 김시덕은 한동안 방송에서 자신을 볼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건강 프로그램을 하던 중 의사 조언 덕분에 알게 됐다"며 "이 병은 외부 균과 싸워야 하는 면역 세포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이다. 서로를 공격하던 중 생긴 염증이 척추에 영향을 준다. 심해지면 척추뼈가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굳어지는 데 그 모양이 새우처럼 굽어져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을 치료를 위해 모든 일을 그만뒀다. 술 담배도 끊었다. 지금은 괜찮아져서 다시 방송하고 있다"며 건강해진 근황을 알렸다.
사진= tvN 예능 '프리한 닥터M' 방송화면
사진= tvN 예능 '프리한 닥터M' 방송화면
2009년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강직성 척추염'이 발병한 김시덕. 과거 KBS2 '개그콘서트'에서 '생활 사투리'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다. 한창 인지도를 쌓고 돈을 벌어야 할 시기. 희귀병 진단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고.

김시덕에게는 2명의 가족이 있다. 힘든 시기 자신을 지탱해준 아내와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 김시덕에게 부모님의 사랑은 어색한 감정이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자신들만의 행복을 위해 그를 떠났다.

김시덕은 지난 5월 한 방송에 나와 어린 시절에 대해 고백했다. 태어나자마자 홀로 살아야 했던 김시덕. 그는 "배가 고팠고, 추웠다. 원초적인 가난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개그맨이란 꿈 역시 외로웠던 시절에서 비롯됐다.

누군가를 웃겨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개그에 대한 욕심은 그가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개그맨으로 인기를 얻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부모님에게 돈을 빌려준 이들이 김시덕을 찾아왔다. 매번 몇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넘겨주며, "내 부모처럼 되지 말자"고 곱씹었다고.

김시덕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가장에 대한 책임감과 든든한 부모가 되겠다는 의지. 13년 전 발병한 희귀 질환에도 좌절할 수 없는 이유였다. 역경이 있어도 일어서는 김시덕. 오뚜기 같은 그의 삶에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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