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흔들리는  `우영우', 드라마 위해 작가 자처하는 애청자 [TEN스타필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사랑스럽고 따뜻한 드라마다. 더 맵게 더 야하게 더 과하게, '자극'에 혈안이 돼 삭막해진 콘텐츠 시장에서 찾은 오아시스 같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강점은 스토리텔링이다. 어떤 논리적인 설득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강력하다.

표면적으론 천재이면서 자폐스펙트럼인 우영우(박은빈 분)의 법무법인 한바다 적응기이지만, 장애와 차별을 다룬다. 사회적 약자를 보는 다양한 시선을 섬세하게 다루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편견과 차별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1~4화는 완벽하다. 드라마 초반엔 이 강점이 도드라진다. 세상을 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더불어 주인공 박은빈은 물론 강태오, 강기영, 하윤경, 주종혁, 주현영 등의 연기가 시청자의 마음에 녹아들었다. 비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인캐릭터들이 극을 이끌었고, 실화를 기반으로 쓴 법정 에피소드가 흥미를 자극했다.
캐릭터 흔들리는  `우영우', 드라마 위해 작가 자처하는 애청자 [TEN스타필드]
고래를 좋아하는 우영우, 법무법인 한바다와 태산, 어미고래와 아기고래 등 빈틈없는 연관성과 촘촘한 스토리 라인이 토론의 장을 열었다. 고래는 '산'에서 살지 못하고 '바다'에서 살아야 한다 같은 해석이 드라마를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좋은 작품엔 많은 애정 어린 시선이 붙는다. 특히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의미를 담아 정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드라마엔 애정의 크기가 크다.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단순히 지나가는 장면에도 서사를 더한다. '완벽하다' 여기는 그림에 조금의 흠도 허하지 않는다. 완전무결을 원하기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에도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끌 수 있던 건 인물의 서사와 에피소드에 의미를 부여한 '우영우' 팬이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대본, 연출이 판을 깔아주지 않았다면 이마저 불가능했을 터다. 하지만 우영우와 시청자의 간극을 좁혀준 건 이들이 장면마다 정성스럽게 부여한 의미들. 시청자가 완성한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작가는 의도 없이 쓴 장면들이 애청자가 끼워맞춘 퍼즐로 재탄생했다. 트위터와 포털사이트에 우영우만 검색해도 의미나 상징, 해석들이 많다. 우영우가 아빠가 먹는 김밥만 세로로 먹는다던가, 우영우가 친모 태수미(진경 분)를 팽나무에서 독대하는데 팽나무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자라기에 일부러 팽나무를 설정했다는 등의. 하지만 작가는 "뉴스에서 보고 웃었다. 내가 뭘 의도한 건 아니다"라며 관심에 의한 반응이라고 밝혔다.
캐릭터 흔들리는  `우영우', 드라마 위해 작가 자처하는 애청자 [TEN스타필드]
캐릭터 흔들리는  `우영우', 드라마 위해 작가 자처하는 애청자 [TEN스타필드]
한계가 드러난 곳은 반환점을 지나서다. 후반부 캐릭터의 붕괴는 당황스러울 정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13~14화는 개연성이 떨어진다. 제주도를 떠난 한바다 팀과 이곳에 낀 우영우의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분). 우영우를 보호하는 최수연(하윤경 분)과 배려 없고 이기적이며 우영우를 적대시하는 권민우(주종혁 분)의 갑작스러운 러브라인. 사귀지 않아 섭섭하다고 해놓곤 누나에게 우영우를 소개시키고 이별 소리에 소리를 지르는 이준호(강태오 분). 목탁 소리를 들으며 각기춤을 추는 동그라미나 넌센스 퀴즈 같은 장면을 넣으며 2화나 버렸다. 오죽하면 '작가 교체설'이 돌 정도였다.

이마저도 애청자는 한 템포 쉬는 힐링 에피소드로 꾸민 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 같은 것이다라고 옹호했다. 이 회차가 재미가 없다는 게 아니다. 갈등을 해결하고 떡밥을 회수해 매듭을 지어야하는 마무리 단계에서의 갑작스러운 캐릭터 붕괴가 황당할 뿐.
캐릭터 흔들리는  `우영우', 드라마 위해 작가 자처하는 애청자 [TEN스타필드]
장애를 넘어 훌륭한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는 어느새 평범한 로맨스 드라마가 됐다. 로맨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게 바란 건 남녀의 사랑이 아니었다. 우영우라는 인물의 성장, 주변 사람도 함께 발전하는 따뜻하고 힘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좋은 드라마다. 앞에서 보여준 이야기들이 그랬고, 우영우에 열광하는 국내외 시청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좋은 드라마기에 아쉬움도 큰 것이겠지. 남은 방송은 2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전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완벽한 '용두용미'로 끝날 수 있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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