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의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 출연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일본 출신 사오리와 사유리. 현재 두 사람은 모두 '엄마'가 됐다. 사오리는 미혼 싱글맘으로 살아온 힘들었던 10년의 세월에 대해 털어놓으며 이젠 딸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사유리는 '자발적 싱글맘'으로 아들과 함께 활발히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사람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사오리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사오리를 만나다 정형돈과 우결 찍은 '미수다' 방송인 눈물의 근황...15년 만에 찾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사오리는 "15년 만에 처음이다. 정말 반갑다. (카메라 앞에 선 지는) 15년 됐다. 2007년이 마지막이었을 거다"고 인사했다. 사오리는 그간 미혼 싱글맘으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아이가 있다. 여기 한국에서 믿었던 사람이었는데,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르더라. 그래서 그냥 아이는 내가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오리는 이모에게 상처 받았던 일도 털어놓았다 그는 "(임신한 상태의) 어느 날 모 백화점에서 이모 중에 한 분을 친구 분들과 계셨는데 마주쳤다"며 "'이모다'라면서 나는 아는 척을 하려고 했는데 이모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렇게 지나갔다. 모른 척하고 지나갔다. 처음에는 '어 왜 그럴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창피하다고 하더라. 이모는 한국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모가 '사오리, 여자가 한국에서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은 조금 창피한 일이다'면서 '친구들한테도 사오리가 일본에서 시집을 잘 가서 잘 살고 있다고 말해 놓았는데 이렇게 자꾸 한국에 오면 어떻게 하냐. 일본에서 아이 키우면서 혼자 살아라'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오리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창피한 일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일본에 가서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웃고 있지만, 그 때는 매일 울었다. 여기서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몇 번이나 세상을 떠나려고도 했다. 그래도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한테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항상 멈췄다"며 극단적 생각까지 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오리의 딸은 현재 10살. 사오리는 10여 년간 아르바이트하면서 아이만 키웠다고 했다. 그는 "카페 알바, 식당 서빙도 하고 치위생사, 옷 가게 알바 등 여러 가지 하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숨어서 살아야지' 하면서 살았다. 지금도 그게 진짜 괜찮은 건지 사실은 저도 잘 모르겠다 진짜 창피한 일인가. 그래도 당당하게 살고 싶다"며 "(딸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이번에 다시 좀 웃으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해서 한국에 왔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영상 캡처
사진=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영상 캡처
사오리와 달리 사유리는 스스로 미혼모가 되는 선택을 했다.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부 받아 2020년 아들을 출산한 사유리의 모습에 대중들은 많은 축하를 보냈다. 출산과 육아를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대로 실현하는 모습을 응원 받은 것.

사유리는 현재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 아들 젠과 함께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송분에서 제주도를 찾은 사유리는 해녀들이 젠이 아빠가 있다고 오해하자 "내가 아빠다. 엄빠다. 혼자서 아기 키운다. 아빠는 없지만 내가 아빠 역할을 한다"고 했다. 해녀가 "나중에 크면 (젠이) 엄마 봉양 잘 해야겠다. 아빠 없이 어떻게 애기를 키우냐"고 하자 사유리는 "잘 키우면 된다"고 당당히 말했다. 최근 젠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까지 3개 국어를 알아듣는 영리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사유리는 비혼 출산을 하면서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지만 상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사유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요청을 받았다. 이는 한국에서는 사유리처럼 미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통해 출산하는 건 불법이기에 한일 간 문화 차이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사유리는 "(출산 후) 응원도 많이 받았지만 상처가 많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를 향한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10년 전 사오리가 딸을 출산할 때만 해도 편견은 더욱 심했을 것. 그러나 10년 사이 사람들의 생각은 좀 더 유연해졌고 2020년 사유리가 '사랑 없는 결혼' 대신 '자발적 출산'을 택했을 때 응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더욱 엄격했던 잣대는 사오리를 괴롭게 했을 것이다.

현재 사유리는 자신의 신념대로 출산과 육아를 해오고 있고, 사오리는 날선 시선에 상처 받았음에도 딸을 생각하며 대중 앞에 섰다.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자녀들을 위해 자신만의 길을 당당히 나아가는 싱글맘 사유리, 사오리를 향한 응원이 계속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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