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예방책無…사칭, 법적 처벌 근거없어
장덕현 평론가 "SNS 폐해, 연예인은 범죄 대상"
"연예인 만의 문제 아냐…일반인으로 넘어갈 것"
탁재훈 현빈 / 사진=텐아시아DB
탁재훈 현빈 / 사진=텐아시아DB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연예계 전반의 문화, 패션, 연예인들의 과거 작품 등을 살펴보며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을 이야기해 봅니다. MZ세대의 시각으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니즈는 무엇인지, 대중에게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연예인들을 사칭해 이득을 취하는 사기꾼들이 들끓고 있다. 연예계에 발령된 '사칭주의보'. 유명세라 치부하기에는 동시다발적이고, 그 피해도 상상 이상이다. 피해자들 뿐 아니라 사칭이 대상이 된 연예인 역시 회복하기 힘든 피해에 고통받는다.

방송인 탁재훈이 사칭 계정으로 곤혹을 치렀다. 탁재훈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도용. 저는 부계정이 없어요. 신고해주세요. 사람 살려"라며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탁재훈을 모명(冒名)한 이가 팬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좋은 팬이 되어줘서 고맙고 칭찬해줘서 고맙다. 얼마나 오랫동안 내 팬이었냐"는 제2의 탁재훈. 사실을 모르는 팬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 해당 게시글을 본 또 다른 팬은 "나도 받았다. 자꾸 성적인 대화 하려고 해서 탁재훈 아니구나 했다"고 고백하기도.

문제는 심각하다. 단순히 연예인을 따라 하는 것뿐만이 아닌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것. 탤런트 유소영, 가수 이문세, 배우 조정석 등 피해 사례는 넘쳐난다.

특히, 배우 현빈을 모방한 가해자는 금품을 요구하기도.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입장문을 냈다. 소속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 개인에게 금전적인 제안이나 요구하지 않사오니 팬 여러분들께서는 이 점 인지하시어 사칭 계정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조정석 이문세 / 사진=텐아시아DB
조정석 이문세 / 사진=텐아시아DB
문제는 사칭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사칭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지 않는한 사기죄로 처벌 받지 않는다. 타인을 사칭한 것만으로 벌을 내릴 근거가 없는 것. 수많은 사칭 계정이 존재하는 이유다.

현행법상 사칭으로 인해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해당 처벌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뿐더러, 사칭 사건에 대한 법 적용은 한계가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사칭에 대해 엄격히 바라보고 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사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캐나다의 경우 이익을 얻을 목적, 손해를 가할 목적이 성립된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 받는다. 지난해 7월 타인 사칭에 대한 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법이 통과 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연예인은 여전히 범죄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것.

연예인은 인기로 먹고산다. 사칭으로 인한 이미지 타격은 치명적이다. 또한 금전적인 실제적 피해를 넘어 정신적 고통은 상당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사칭 계정에 대한 피로감은 꾸준히 드러내 왔다. 요즘은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연예인이 많다. 다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계속 숨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피해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많다"고 밝혔다.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 활동이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해진 현재, 그 피해는 일반인에게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SNS가 우리 일상사에 밀접해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SNS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창구다. 대중에게 드러난 연예인의 경우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SNS가 활발해지면서 벌어지는 폐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현상은 연예인을 위주로 먼저 발생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일반인으로 넘어간다. 단순 사칭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활동은 넓어졌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나 문화는 우리가 한참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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