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표절 의혹
1995년도 발매곡 '루비 그레나'와 유사
소속사 "대응 가치 못 느껴"
이적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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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연예계 전반의 문화, 패션, 연예인들의 과거 작품 등을 살펴보며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을 이야기해 봅니다. MZ세대의 시각으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니즈는 무엇인지, 대중에게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이적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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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표절 논란으로 가요계가 떠들썩하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스타 작곡가 겸 방송인. 그에 대한 존경, 존중이 실망으로 바뀐 것은 한순간. 표절은 타인의 저작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죄다. 예술이라는 가치를 희석시키는 행위기도 하다. 작곡가들이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는 이유일 것.

유희열의 표절 사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비판의 눈초리는 유희열만을 향하지 않았다. 가수 이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르의 유사성'이라기엔 상당히 비슷한 멜로디 구성. 또 한명의 스타 작곡가가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2013년도에 발매되며, 큰 사랑을 받은 노래다. 특히 피아노 소리와 이적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 이적 특유의 '발라드 감성'이 짙게 깔려있다.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곡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라이문도 파그네르의 '루비 그레나(Rubi Grena)'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루비 그레나'는 1995년도에 나온 곡이다. 실제로 두 곡의 후렴구가 비슷하게 들려, 해명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적은 '하늘을 달리다', '다행이다' 등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소속사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표절 의혹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모두 인지는 하고 있다"며 해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
유희열 이적 / 사진=텐아시아DB
유희열 이적 / 사진=텐아시아DB
표절의 법적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표절이 인정되려면 원저작물과 비교할 때 리듬, 화성, 박자, 템포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유사성이 인정돼야 한다. 모호한 기준은 법정에서 표절이 인정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장르의 유사성이라는 '전가의 보도' 같은 변명의 여지가 생긴다.

대중의 귀로 판단의 영역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수의 사람이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이유는 간단하다.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과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몇 마디의 화성이 비슷한지는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두 곡을 들어볼때 비슷하면 표절이라 느낀다. 의문이 생기면 창작자에게 물어보기 마련.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만 있는 대중은 상상속에서 스스로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 유희열이라는 거물이 초라해지는데 2주가 걸리지 않았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굉장히 창피한 일이라 생각한다. K팝 문화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현재 내부는 썩어가고 있었다. 유희열이나 이적 개인에 대한 질타보다는 음악계 전반에 주는 하나의 경종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이 듣고 판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유희열의 표절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적 역시 대중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며 "작곡하면서 좀 더 철저한 자기 검증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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