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마타하리'
사진제공='마타하리'
'마타하리'의 세 번째 공연이 막을 올렸다. 초연부터 함께한 옥주현과 뮤지컬에 첫 도전한 솔라가 나란히 마타하리로 나선다. 업그레이드된 스토리와 화려한 무대가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

뮤지컬 ‘마타하리’의 프레스콜이 21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마타하리 역에 배우 옥주현, 솔라, 아르망 역에 김성식, 이창섭, 윤소호, 라두 대령 역에 최민철, 김바울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 세 번째 시즌을 맞아 한층 더 깊어진 서사와 웅장한 음악, 화려한 무대, 의상과 더불어 진정한 삶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고찰케 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다.

‘마타하리’ 세 번째 공연 연출을 맡은 권은아는 초연과 재연에 이어 세 번째 버전의 다른 점을 소개했다. 권은아 연출가는 “이번 작품이 제게 오면서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말 문을 열었다.

그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조심스러워서 그녀라는 사람을 연구하고 공부했다”며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해졌다. 그 이야기에 초점을 두다 보니 여러 가지로 변화를 줄 수밖에 없게 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사진=뮤지컬 '마타하리' 공식 포스터
사진=뮤지컬 '마타하리' 공식 포스터
권은아 연출가는 마타하리의 실제 삶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일단은 그녀의 삶이 저희가 극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도 훨씬 불편한 이야기들이 많았다”며 “그런 지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숨겨야 하나, 수위 조절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마타하리’ 공연엔 마타하리의 모습 속에 ‘어떤 미움도 후회도 없이 삶을 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권은아 연출가는 “자신의 어떤 모습도 사랑해줄 수 있을 때 행복이 찾아오지 않나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그러다 보니 과거 이야기도 적절히 선보여야 했고, 마타하리가 되기 전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이야기를 이었다.

더불어 “그래서 마가레타라는 인물도 추가됐는데, 언어적인 것으로 전달하는 순간 마타하리라는 캐릭터와 겹치는 지점들이 고급스럽게 나오지 않을 거란 생각했다”며 “이를 춤이란 도구를 이용해서 표현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하다 보니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곡들에 순서도 재배치가 됐고, 자연스럽게 비주얼적인 요소들도 변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마타하리의 비극적인 삶. 그는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될까 생각했을 때 가장 충격을 줬던 사건이 프롤로그가 됐다”며 “어떤 운명을 타고나면 이런 삶을 살고,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머리가 전시되는 상황까지 갈까. 실제 사건이 큰 충격을 줬고, 누군가 그녀의 머리를 훔쳐 갔는데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러다 보니 절로 새로운 버전으로 탄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옥주현은 ‘마타하리’의 초연부터 재연까지 모두 직접 출연했다. 그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 점에 관해 얘기하고 변화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등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작가님을 기다렸다. 대본을 받고 나서, 이제 그림이 완성되는 퍼즐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처음 대본을 본 소감이다. 너무 감사했고 울컥했다. 초연보다 재연이 저한텐 너무 힘들었다. 납득가지 않고 이입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연결고리가 매우 빠져있다고 느꼈다. 그것들이 온전하게 그림을 갖춘 것 같다.”

‘마타하리’의 주인공인 옥주현은 하루 두 번, 두 시간 반의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 두 시간 반 동안 공연을 하고 나면 보신 분들이 이걸 어떻게 하루 두 번을 할 수가 있냐고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사실 저한테는 체감상 ‘레베카’보다도 훨씬 더 짧다”며 “순식간에 지나가는 인생의 두 시간 반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 정도로 몰입감과 흐름이 충분히 잘 짜인 버전이 나왔다고 체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수 솔라./사진제공='마타하리'
가수 솔라./사진제공='마타하리'
5년 만에 세 번째로 막을 올린 ‘마타하리’엔 마마무 멤버 솔라가 합류했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솔라는 걱정되면서도 설렜던 마음을 드러냈다.

“모든 게 다 새로웠다. 제일 자신 있었던 거 중의 하나가 그래도 노래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노래하면서 많이 혼나기도 했던 것 같다. 저는 자신 있게 불렀는데 ‘그건 너무 솔라 같다. 마타하리 같지 않다’는 얘기도 들었다. 너무 혼란스러웠다.”

솔라는 “연기하는 거는 태어나서 제대로 한 게 처음이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고 하면서도 “주변에서 너무너무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사실 모든 게 다 처음이고 새로웠는데 준비하는 과정이 육체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많이 배우고 즐거웠던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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