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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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엘이 경솔한 언행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가수 싸이를 향해 과한 트집 잡기를 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앞서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는 논쟁에 휘말린 바 있다. 심각한 가뭄이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콘서트 회당 300톤 정도의 식수를 사용한다'는 그의 최근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흠뻑쇼'는 물에 흠뻑 젖은 상태로 공연을 즐기는 것으로 잘 알려진 공연. 콘서트 정보에는 "이건 무슨 한강을 퍼왔나 싶은 정도의 방대한 물의 양", "역대급 물량 공세" 등의 문구로 공연을 알리고 있다.
'라디오스타' /사진 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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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물을 사용하는 싸이의 '흠뻑쇼'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이엘은 자진해서 총대를 멨다. '흠뻑쇼'를 공개 저격한 것. 이엘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로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래요.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욕하고 싶으면 욕해야죠. 네. 사람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라며 비판을 얼마든지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사진=이엘 SNS
사진=이엘 SNS
하지만 이엘의 당당한 발언엔 다소 결함이 있다. 내달 9일 열리는 '흠뻑쇼' 전에는 이미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리기 때문. 보통 한반도엔 이달 말부터 장마전선이 시작된다. 장마 기간엔 100mm가 넘는 호우가 내리기도. 즉 전국의 가뭄 경보는 어느 정도 장마로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골프장, 워터파크,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고 싸이의 콘서트만 지적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이기도.

물론 이엘의 발언에 자유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국이 현재 최악의 가뭄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충남 지역의 경우 피해가 가장 극심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목소리를 낸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만약 장마가 끝나고도 가뭄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 동시에 그런 와중에 싸이의 '흠뻑쇼'가 열리게 된다면 그때 비난해도 늦지 않았을 터. 이엘의 이번 발언은 다소 성급해 보인다.

이엘의 경솔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이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침대에 잠들어있는 동료 배우 김재욱의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공개된 사진 속 김재욱은 얇은 천 같은 이불을 덮고 있을 뿐 상반신 일부가 노출되어 있었다.

당시 이엘 소속사 측은 "연극 '아마데우스' 공연장 대기실에서 쉬고 있을 때 촬영한 것이다. 엽기사진이라고 생각해서 재미로 올렸다가 내렸다"라고 해명하기도.
이엘/사진=텐아시아 DB
이엘/사진=텐아시아 DB
실제로 두 사람이 사귀었을 수도 있다. 혹은 이엘이 일방적으로 장난을 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탈의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은 무례한 일.

더욱이 배우의 이미지는 연예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엘의 '장난'으로 김재욱은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

'도깨비' '화유기' '블랙' '나의 해방일지'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로도 충분한 화제성을 누리고 있는 이엘. 그럼에도 불안한 출발이 다소 아쉽다. 잊을만하면 생기는 논란거리는 분명 그에게 독이 된다.

이엘은 이제라도 공인으로서 언행의 무게를 실감해야 한다. 불혹이 넘은 사람으로서 여배우로서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행동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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