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95세 일기로 별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 장례위원은 유재석·강호동 등
전 국민 존경받았던 영원한 일요일의 남자
송해, 한 시대가 저물다…그리워했던 아내·아들 품으로 영원한 소풍 [TEN스타필드]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가요·방송계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한 시대가 저물었다. 방송인 송해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송해는 최장수 MC, 기네스에 등재된 최고령 MC 이상의 존재였다. 방송인이면서 약 100년의 역사를 함께한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방송도 빠른 변화를 맞았지만 송해는 그대로였다. 그가 곧 세대였고 시대였던 셈.

1927년에 태어난 송해는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희극인의 길을 걷게 된 송해는 TV와 라디오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1988년 '전국노래자랑'의 5대 MC로 선정된 송해는 34년 동안 마이크를 놓지 않고 방방곡곡 관객을 만나러 다녔다. 송해가 만난 관객만 1000만 명이 훌쩍 넘는다.
방송인 송해./사진=탠아시 DB
방송인 송해./사진=탠아시 DB
'전국노래자랑'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어린이였던 출연자가 어른이 됐고, 끼 많던 학생은 데뷔해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어른들은 송해와 함께 늙어가며 친구 혹은 오빠, 형님으로 하루를 책임졌다. '전국노래자랑'은 송해가 이끈 시대였고, 송해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아흔이 넘는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마이크를 들었던 송해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노쇠했다. 그의 원동력은 관객을 만나고 소통하며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 코로나로 '전국노래자랑'이 멈추며 마냥 청춘 같던 송해도 멈춘 듯했다.

송해는 지난 1월과 5월 두 차례 병원에 입원했다. 심각한 질병은 아니고 워낙 고령이었던지라 컨디션 난조로 인한 입원이었다. 지난 3월 코로나에 확진되기도 했으나 완치 후 건강해진 모습으로 '전국노래자랑' 특별 방송에 복귀했다. 다만 전과 달리 부쩍 야윈 모습으로 팬들에게 걱정을 안겼다.
사진=KBS1 방송화면
사진=KBS1 방송화면
결국 송해는 지난달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에게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는 의사를 전했다. 송해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최고령 음악 프로그램 MC로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서 수여식. 당시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은 그야말로 노래를 하고 싶고 여러분을 만나고 싶고 우리는 경쟁 없이 결론이 나온다는 다정함이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보름 전만해도 마르긴 했으나 정정했던 송해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그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헛헛함. 이런 마음을 아는 듯 KBS는 송해 특집을 편성하며 그를 추모한다.
송해, 한 시대가 저물다…그리워했던 아내·아들 품으로 영원한 소풍 [TEN스타필드]
송해, 한 시대가 저물다…그리워했던 아내·아들 품으로 영원한 소풍 [TEN스타필드]
송해가 92세에 '대화의 희열'에 나와 나눴던 이야기들이 다시금 생각이 난다. 굴곡진 근현대사를 몸소 겪은 증인이자 최장수 MC이자 한 여자의 남자, 아이들의 아빠, 인간 그리고 어른들의 어른으로 위로를 안겼던 방송.

송해에게 삶은 끝없는 이별이었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보낸 아들, 급성 폐렴과 패혈증으로 보낸 아내 고(故) 석옥이 여사,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오랜 친구, 희극인 동료들, 전국을 함께 유랑하던 악단장 송해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하늘로 보냈다.
송해, 한 시대가 저물다…그리워했던 아내·아들 품으로 영원한 소풍 [TEN스타필드]
"빈자리는 뭐로도 못 채우죠. 아내하고 나하고 세상 떠난 아이하고 찍은 사진이 있다. 남은 사람도 그렇겠지만 간 사람은 또 얼마나 보고 싶을까 싶어. 함께 찍은 사진을 묘에 넣어주려다가 '내가 보고 싶을 때는 어떡해, 안돼' 차마 넣지 못하고 도로 가져왔다." ('대화의 희열' 中)

국민의 희노애락을 공감해주며 미소로 눈물로 위로해줬던 송해. 그리워했던 이들을 다 만났을까. 송해의 이별은 이제 끝났다. 그동안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평안하세요.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