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 50대에 첫 악역 '도전'
의미있는 도전에도 아쉬움 남는 이유
‘대체 가능’한 드라마 속 ‘악녀’
배우 오연수./사진제공=tvN '군검사 도베르만'
배우 오연수./사진제공=tvN '군검사 도베르만'


33년 차 여배우의 도전이 아쉬움을 남긴다. 배우 오연수가 지난 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군
검사 도베르만’에서 생애 첫 악역을 선보였지만, 잭팟을 터뜨리지 못하며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다.

오연수는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최초 사단장 노화형 캐릭터를 연기했다. 지난 2월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거의 사이코패스급 빌런”의 탄생을 예고했다. 실제 방송에서도 회를 거듭할수록 악해지는 만행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끌었다.

하지만, 대본에만 의지한 그의 연기는 실망감을 안겼다. 50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라는 커다란 의미에 비해 한계가 드러난 것. 그의 첫 악역은 대본의 힘을 빌려 맵기만 할 뿐 임팩트 면에서 따라오지 못했다. 그 자리에 어떤 배우를 대입해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게 그 방증이다.

오연수 역시 애초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모양. 제작발표회 당시 그는 “역할 자체가 너무 세기 때문에 감독님과 첫 미팅에 안 한다고 말하려고 갔다”고 했다. 하지만 미팅을 마친 뒤엔 매력적인 역할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다고.

“자신이 없어서 못 하겠다고 말을 하려고 갔는데 하게 됐다. 제가 그 역할을 안 했으면 다른 배우의 모습을 보며 배 아플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웃음)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캐릭터에 대한 확신 없이 덜컥 작품을 받아들인 오연수. 그는 첫 악역 도전에 대해 확신 없는 모습으로 재차 부담감을 내비쳤다.

“악역 자체가 안 해본 역할이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했다. 감독님도 여태 드라마에서 하지 않았던 톤을 원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어려웠다. 상황 자체가 대본에 장치가 많기 때문에 여자 빌런으로서 열심히 연기한다면 새로운 빌런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배우 김소연./사진제공=SBS '연기대상'
배우 김소연./사진제공=SBS '연기대상'
배우 김소연은 지난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2021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극 중 유명 소프라노 천서진 역을 맡은 그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28년의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천서진을 완벽하게 흡수하며 희대의 악녀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

김소연 "한 번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치로 이용해보자고 생각했다. 서늘한 표정을 지었을 때, 목소리를 깔았을 때 나오는 내 모습을 총집합해서 악역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이브의 모든 것' 이후 약 20년 만에 악녀에 도전한 김소연. ‘희대의 악녀' 캐릭터였지만, 시청자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천서진의 자리에 그 말고 어울릴 만한 배우 또한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체 불가’한 연기를 보여준 것.

배우에게 쉬운 역할은 없다. 훌륭한 대본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안목 또한 배우가 가진 재능. 오연수가 33년 동안 악역을 선택하지 않은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일 터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노력은 필수다. 다른 배우에게 빼앗기기 싫었다는 이유로 배역을 선택한 오연수가 33년 만에 악역에 도전하고도 박수받지 못하는 이유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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