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 AOA 멤버 '괴롭힘 논란'
연기자 사이 낀 이방인
“배우 전향하니 편해”
AOA 설현./사진=텐아시아DB
AOA 설현./사진=텐아시아DB
올해로 데뷔 11년 차를 맞은 설현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 AOA 활동으로 가요계 최정상에 올랐지만 ‘역사 무지 논란’과 열애설, 그룹 내 괴롭힘 논란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던 그가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냈다.

설현은 지난 21일 방송된 tvN ‘어쩌다 사장2’에서 진솔한 속사정을 밝혔다. 그는 “작년이 제가 연예계 데뷔 10년 차더라”라며 “가수로 활동할 때는 연기 활동 하는 것에 약간 주눅 드는 게 있었다. 약간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배우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나서 오히려 더 편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2012년 데뷔한 설현은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의 시작을 동시에 끊었다. AOA 싱글 앨범 ‘Angels' Story’ 활동과 더불어 같은 해 KBS2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 연기 활동에도 나섰다. 바쁜 활동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던 설현은 2014년 AOA ‘짧은 치마’와 ‘단발머리, ‘사뿐사뿐’으로 연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설현을 진짜 스타덤에 올린 건 한 편의 광고. 그가 2015년 통신사 광고 모델로 활동하던 당시 제작된 등신대에는 스키니 진과 흰 티셔츠를 입고 손짓하는 설현의 모습이 담겼다. 설현은 ‘등신대 여신’으로 등극, 해당 등신대가 비치된 매장에선 이를 도난당하는 사태도 이어졌다.

최고의 주가를 달리게 된 설현은 연기 활동에도 성수기를 맞았다. 영화 ‘강남1970’에서 이민호가 연기하는 ‘종대’의 여동생 ‘선혜’역으로 출연했고,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에서 여자 신인 연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가수 활동도 연달아 대박이 났다. 2015년 6월 ‘심쿵해’로 컴백하며 4연속 히트에 성공한 그에게 광고, 잡지 등의 모델 제의가 쏟아졌다. 더불어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매력을 알렸다.
사진제공=온스타일
사진제공=온스타일
설현의 인기에 제동을 건 사건은 이듬해 벌어졌다. 2016년 5월, 네이버 TV캐스트를 방송된 ‘채널AOA’ 4회에서 인물 사진을 보고 답을 찾아야 하는 퀴즈를 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를 알지 못해 ‘긴또깡'(김두환 일본식 표현)이라는 등 오답을 말해 논란을 샀다.

논란을 처음 겪게 된 설현은 곧장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더욱이 컴백을 코앞에 둔 시점. 결국 AOA의 네 번째 미니음반의 발매 기념 쇼케이스는 사과와 눈물로 얼룩졌다.

미니음반 ‘Good Luck’은 조기 활동 종료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달아 불거진 열애설도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후 초아와 권민아 등 멤버들의 연이은 탈퇴도 이뤄졌다.
그룹 AOA./사진=텐아시아DB
그룹 AOA./사진=텐아시아DB
AOA 권민아, 지민./사진=텐아시아DB
AOA 권민아, 지민./사진=텐아시아DB
설현은 꾸준히 음악과 연기 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17년 ‘Excuse Me’와 ‘빙빙 (Bing Bing)’이 히트하며 반등했고, ‘미니 앨범 BINGLE BANGLE’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더불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과 JTBC 사극 ‘나의 나라’ 등의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연기력 면에서도 호평받았다.

어렵게 다시 쌓아 올린 이미지는 2020년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권민아가 11년 동안 지민에게 일방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설현을 방관자로 지목한 것. 설현은 출연 중이던 작품에 막대한 피해를 보며 ‘박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권민아의 미심쩍은 언행과 멤버 간 녹취록이 공개된 후 상황은 반전됐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여론은 설현의 활동에 밧줄을 묶었다.

놀라운 건 다사다난한 10년을 보낸 설현이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법한 상황에도 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잠시 쉬어갈지언정 주저앉지 않았던 그의 한결같은 태도가 스스로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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