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프리즘》

연애→결혼·혼인신고·임신
틀에박힌 순서, '의미없다'
인식의 변화+팬데믹이 만난 결과
윤계상, 구준엽, 서희원./사진=텐아시아DB, SNS
윤계상, 구준엽, 서희원./사진=텐아시아DB, SNS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결혼에 대한 관념이 달라졌다. 연애부터 결혼·혼인신고·임신이라는 고정된 순서가 뒤바뀌어도 전혀 문제 되지 않는 것. 이는 스타들에게도 적용된다. 속도위반과 결혼 전 혼인신고는 오히려 축하받을 일. 손가락질받던 시절은 옛날이다.

결혼식 전 혼인신고를 택하는 스타들이 많아졌다. 서로에 대한 확신과 사랑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전 쥬얼리 멤버 조민아는 교제 3주 만에 일반인 남성과 혼인신고를 했고, 임신 소식 후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방송인 김병만 역시 혼인신고 후 1년 뒤 웨딩 마치를 울렸다.

더욱이 팬데믹 시대를 맞아 '거꾸로 웨딩'은 불가피하게 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함에 따라 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이 결혼식을 미룰 수밖에 없었고, 선 혼인신고 후 웨딩을 선택했다. 이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 반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18일 웨딩업체 문의가 급증했다. 그동안 결혼식을 미뤄온 예비부부들이 너도나도 예약에 나선 것. 입소문이 난 웨딩홀은 올해 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스타들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배우 이시언의 결혼식에 참석한 박나래는 '노마스크 인증샷'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이시언이 직접 사과에 나서기도. 가수 이지훈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도 SNS에 '노마스크 인증샷'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배우 윤계상은 결혼식을 미루는 것으로 논란을 사전 차단한 모양. 윤계상의 소속사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측은 18일 "윤계상이 6월 9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식은 비공개로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계상은 지난해 8월, 5살 연하의 사업가 연인과 깜짝 결혼을 발표하고 이달 13일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이후 10개월여 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것. 대중은 이미 신혼여행까지 즐기고 돌아온 이들 부부의 '거꾸로 웨딩'에 많은 축하를 보내고 있다.
구준엽, 서희원 :사진=구준엽, 서희원 인스타그램
구준엽, 서희원 :사진=구준엽, 서희원 인스타그램
가수 구준엽은 대만의 배우 서희원과 부부가 됐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않는다. 지난 2월 8일 한국, 3월 28일 대만에서 잇따라 혼인신고를 마친 두 사람은 "처음부터 결혼식 계획은 없었다"고 못을 박았다.

서희원은 전남편 왕샤오페이와 이혼 발표 78일 만인 지난 3월 8일 구준엽과 함께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구준엽은 결혼 발표 다음 날 곧바로 대만으로 출국했다. 현재 타이베이에 위치한 서희원의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혼 후 곧바로 재혼이라는 파격적인 소식을 알린 서희원. 그런데도 이들의 결혼에 응원이 쏟아지는 건 이전과 달라진 결혼에 대한 인식과 부부의 절절한 '사연'에 있다.

구준엽은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 서희원과 1년간 교제했다고 밝히며 소속사 측의 반대, 바쁜 스케줄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사연을 전했다. 20년을 돌고 돌아 완성됐다는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역죄인'으로 몰렸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인식과 팬데믹 시대가 맞물려 다양한 형태의 결혼에 대한 편견도 흐려졌다.

자유로운 연애와 사랑은 누군가의 특권이 아닐 터. 또한 누구나 자신의 결혼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틀에 박힌 순서는 이제 의미가 없다. 더불어 대중의 따뜻한 반응이 스타들의 용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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