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원소주' 출시…3만 병 완판
2008년 '한국 비하 발언'에 연예계 퇴출
2021년 AOMG 대표직 사임…"0에서 다시 시작할 것"
박재범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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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의 무모해보이는 도전이 또 성공으로 끝났다. 그는 기획된 삶을 살아가는 다른 아이돌과는 분명 다르다. 모든걸 이룬 정점에서 다른 산의 정상을 노린다. 아이돌에서 래퍼, 래퍼에서 회사 대표까지. 무대에서 시작한 그의 여정은 주류 사업까지 닿았다.

박재범은 지난 2월 자신의 이름을 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WONSOJU)'를 출시했다. 젊은 세대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원소주’는 첫 판매 당시 2만 병 완판, 2차 팝업스토어에서도 1만 병이 판매됐다. ‘힙한 아이템’이 된 박재범 표 소주는 그가 여전히 젊은 세대의 중심에 있음을 증명했다.

소주사업 진출은 충동적인 일이 아니다. 박재범은 2020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최근 출시한 ‘원소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주류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름도 정했다 “라고 언급했다.

박재범은 2PM으로 연예계에 등장했다. ‘10점 만점의 10점’, ‘어게인 앤 어게인’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을 알렸다. 2PM의 리더였던 박재범은 대중들의 엄청난 관심 속에 탑급 아이돌로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재범이 돌연 2PM 탈퇴를 선언했다.

2009년 그의 “(억압적인 한국의 문화가) 역겹다”라는 한국 비하 발언이 이슈가 되면서 박재범 개인은 물론, 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혔다. 당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치명적 잘못으로 인해 팀을 탈퇴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세간에선 당시 소속사에 있는 걸그룹과의 염문설이 돌았고, 명확하지 않았던 그의 탈퇴 이유에 대해서는 수많은 추측이 나왔다.

박재범은 "박진영 PD님에게 실망을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사과했다. 이어 2019년 유튜브 오리지널 '제이 팍: 쵸즌원’ 제작발표회에서 "어쨌든 제 과거 중에 한 부분이다"라며 2PM 탈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박재범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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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박재범은 쫓겨나듯 미국으로 돌아갔다. 복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강점이었던 힙합을 들고 다시 한국 연예계의 문을 두들겼다. 논란이 있은지 2년 뒤인 2011년 박재범은 미니앨범 ‘어밴던드(Abandoned)’를 통해 복귀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이돌 박재범에서 래퍼 제이 팍(Jay Park)의 삶을 시작한다.

래퍼가 된 박재범은 힙합 레이블 AOMG를 설립한다. AOMG 설립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난 대답이다.

AOMG는 현재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이하이 등이 소속된 거대 레이블로 성장했다. 그곳의 수장인 박재범은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박재범은 또 다시 정상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대표직을 사임한 것. 지난해 12월 그는 대표직을 던지며 “하고 싶은 게 있다. 이 문화를 위해, 업계에 파장을 주고 싶어 새롭게 도전하려 한다”고 했다.

박재범은 지난 19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제는 데뷔 15년 차다. 회사도 차렸었고, 소주도 출시했다. 이제는 0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안주하는 인생을 살지 않은 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박재범. 그의 또 다른 선택도 실패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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